김건희 계좌, '주가조작 의심' 거래액 7,7% 드러나… 검, 소환 조율

2010년 5월 이후 주식거래 없다고 밝힌 시기에도 40여 건 거래 확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씨 측이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시기에도 주식거래가 있었음이 드러났고,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거래액 중 7.7%가 김건희 씨 계좌로 확인됐다고 KBS가 9일 보도했다.

그동안 윤 후보측은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것은 맞지만 주가 조작 범행 이전이라 범죄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KBS 취재 결과 "주가 조작 범행 기간에 김 씨 계좌를 이용한 주식 거래가 다수 있었고, 검찰은 이걸 이 사건 피고인들의 범죄 근거로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핵심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이 회사 주가를 조작해 네 배로 끌어올렸다는 혐의인데, 지난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에는 이 사건에 김건희 씨가 연루됐다고 나와 있다.

김 씨가 권 전 회장 소개로 만난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에게 10억 원이 든 신한증권 계좌를 맡겨, 주가 조작에 이른바 '전주'로 가담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지난해 10월 의혹을 부인하며, 당시 김건희 씨 신한증권 계좌 내역을 공개하면서, 2010년 1월 이 씨에게 계좌를 맡겼지만 5월 이후 관계를 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도 거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희석 캠프 공보특보는 지난해 10월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주가 조작이 일어났던 시기는 2011년, 2012년인데 그때는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아요. 거래가 없으니까"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KBS가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기록 내용을 확인한 결과 "김 씨가 관계를 끊었다던 5월 이후에도 김 씨 명의 주식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활발히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신한증권 계좌가 아니라 DS·대신·미래에셋 등 다른 증권사 계좌로만 이뤄졌고,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40여 차례라고 KBS는 전했다.

모두 도이치모터스 사건 피고인들이 통정 거래 수법 등으로 저지른 주가 조작 범죄 사실들로 검찰이 파악한 내역이라고 덧붙였다.

통정 거래는 허위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짬짜미해 주식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미는 조작 수법을 말한다.

검찰은 모친 최은순 씨와 주식을 사고팔거나 여러 증권사에 개설한 김 씨 명의 주식계좌끼리 거래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김건희 씨가 4개월간 계좌를 맡겨 이 모씨가 거래했다 손해를 보고 계좌를 회수한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고 해명했다. 또 나머지 기간 주식 거래 내역은 주가 조작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김건희 씨는 주가조작을 공모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에도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 '주가조작 의심' 거래액 7.7% 김건희 계좌로

그러나 주가조작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에도 김건희 씨 명의의 주식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KBS가 보도했다.

검찰이 주가조작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거래 금액의 7.7% 가량 되는 액수가 김건희 씨 계좌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로 권오수 전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 등을 재판에 넘겼는데, 이들이 시세조종에 이용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한 계좌는 모두 150여 개다.

공소장에는 거래량이 1600만주, 거래 금액은 646억여 원으로 적시됐으며, 범행 기간은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일로 보고있다.

이 기간 김건희 씨 계좌에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146만 주, 50억 원어치이고, 거래금액으로 보면 전체의 7.7% 규모라고 KBS가 보도했다.

이어 김 씨 계좌 주식 거래는 검찰이 주가 조작 1단계와 2단계로 지목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이른바 '선수'가 개입해 주가 조작의 재료를 모았다는 1단계엔 신한증권 계좌가 주로 주식을 사는 데 이용됐고, 이후 통정매매 등 비정상적인 거래로 주가가 2000원 대에서 8000원 대로 뛴 2단계에선 다른 증권사 계좌로 매도와 매수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 검찰 소환 조율 중

검찰은 김 씨 계좌의 의심스러운 거래가 2012년 11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따라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 10년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김 씨 측에 비공개 소환을 통보했지만, 김 씨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 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KBS가 전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검찰에서 2년 이상 김 씨를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세조종성 거래가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아울러 주가의 변동추이, 거래횟수, 동기, 거래량 등을 종합해서 검찰이 판단했고 김 씨를 기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법리적으로 공소시효 완성이 명백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김 씨의 소환 여부에 따라 남은 대선 기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