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교보생명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가 10일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너티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진의 공인회계사들이 가치평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하지 않고 FI측 관계자에 의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또한 회계사들이 FI들로 하여금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3명의 공인회계사와 나머지 FI측 관계자 2인에 대해서도 전부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이 신창재 회장에게 풋옵션 행사 후 제출한 교보생명 주식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FI는 주장했다.
이 사건은 신 회장과 FI간의 중재절차가 진행되던 와중인 2020년에 교보생명이 안진 소속 회계사들과 FI 관계자들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교보생명은 검찰에 안진의 평가금액이 과대평가됐다고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평가금액이 과대평가됐다는 점은 기소하지 않았고 평가가 전문가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했다.
FI측 변호인들은 “이번 판결로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풋옵션 행사과정에서 제출했던 안진의 평가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됐다”며 “안진의 회계사들과 FI측 관계자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FI측은 이번 무죄 판결로 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의 풋옵션과 관련해 FI 혹은 안진을 상대로 제기했던 각종 고발과 진정 등은 모두 무혐의 결정이 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또한 교보생명 노조위원장이 2019년 4월 검찰에 FI들을 사기 등 혐의로 진정한 사건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종결됐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제기한 진정도 2021년 9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조치없음’ 결정을 내리며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FI측 관계자는 “교보생명 1대 주주인 신창재 회장이 2대 주주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풋옵션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분쟁에서 신 회장을 돕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고발, 진정을 남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풋옵션 분쟁은 주주들간 체결한 계약 이행에 대한 문제이며 ICC의 중재판정문에도 명백하게 밝혀졌 듯 분쟁의 책임이 신 회장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보생명이 나서 본건 고발을 진행하는 등 공공연하게 최대주주인 신 회장만을 지원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보생명은 향후 주주간 분쟁에서 물러나 국내 3대 생명보험사로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FI측은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2차 중재 신청을 예고한 바 있다. FI측은 지난 1차 중재 판정과 법원의 가처분 관련 판결에 이어 형사 재판에서도 FI들이 행사한 풋옵션과 제출한 보고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2차 중재에서는 신 회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I측 관계자는 “신 회장은 그동안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 안진의 평가보고서가 위법하다는 점을 들었다”며 “2월 중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중재에서는 신 회장이 처음부터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FI들을 공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사모펀드 임원 및 공인회계사 무죄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앞서 검찰이 피고인들에 대해 징역 1년에서 1년 6개월과 추징금을 구형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 측이 항소해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보생명은 이번 판결과는 무관하게 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IFRS17과 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