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서 대규모 연합 훈련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합동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부터 ‘연합의 결의 2022’ 훈련 2단계가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군 약 3만 명과 벨라루스군 대부분의 부대가 참여한다. 러시아는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판치리-S 대공방어시스템, 4세대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 공격기 Su-25SM 등을 대거 훈련에 투입했다.

특히 합동 군사 훈련 장소가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벨라루스 남서부 브레스트와 도마노보와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에 가까운 고슈스키 일대여서 서방국가들은 침공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경에 병력이 집결된 것은 우리 이웃들에게서 오는 심리적 압박”이라며 “우리도 조국을 방어할 충분한 군대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 침공 계획 자체를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방어 작전인 외부 공격 차단과 격퇴 연습, 테러리즘 대응, 연합국가 이익 보호 등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부대는 훈련 후 각자 원래 주둔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까지 러시아는 자국 극동에 주둔하는 동부 군관구 소속 부대들을 약 1만km 떨어진 벨라루스로 이동 배치하는 1단계 훈련을 했다. 1단계 훈련 기간에 러시아는 공중우주군 소속 장거리 폭격기 투폴례브(Tu)-22M3와 최첨단 전투기 수호이(Su)-35S 등을 동원해 벨라루스 영공에서 초계 비행을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해군 함대 훈련도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이날 북해함대와 발트함대에 속한 상륙함 6척이 지중해에서 흑해로 진입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태평양함대와 북해함대 순양함 등은 지중해로 집결해 대규모 훈련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대응해 10일부터 열흘 간 맞불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7일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번 맞불 훈련에서 공격용 무인기 바이락타르,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단거리 미사일 엔로 등이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 무기는 각각 터키,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영국은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있다고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외교적 해법과 경제 제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