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사망, 2만여명 진단검사 '피해' 발생
-6개월 지난 현재까지 창원시, 구상권 청구 소송도 '지지부진'
-농협 측, 사망자 유족, 고객 피해 보상 부분 "공식 답변 곤란"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전경.[사진=부울경언론연대]
특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남창원농협은 피해보상 등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함구하고 있는 한편, 관할 기관인 창원시 또한 "형사 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지역사회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초, 하나로마트 직원, 가족 16명 확진 등
-농협 측, 3일간 '쉬쉬'하며 영업 강행
-180명 전수 조사, 그리고 2만여 명 '진단검사'
20대 청년의 코로나19 사망 사고는 6개월 전, 하나로마트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뙤약볕이 내리 쬐던 2021년 8월 2일, 하나로마트 매장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직원 13명과 가족 3명 등 16명이 확진됐다.
하지만, 남창원농협은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사흘동안 영업을 이어갔다. 그러다 결국,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창원시는 4일, 급기야 영업중단 제재를 내리면서, 직원 180명에 대한 전수조사까지 벌였다.
이에 따라 하나로마트는 8월 5일 "매장 직원 중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보건당국과 세부 동선 확인 등의 사유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거듭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와 달리 진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확진자 발생 후 3일간 "쉬 쉬"하며 영업을 강행하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입단속을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을 방문했던 이용객 약 2만명은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던 여름날, 하루 동안 수 천명이 임시선별진료소로 몰리면서 도심 곳곳에 혼잡이 일어났고, 일부는 뜨거운 열기를 이기지 못해 열사병에 쓰러졌고, 일부 시민들은 혼잡을 피해, 인근 부산까지 원정가서 진단검사를 받는 등 사후 피해가 속출했다.
◇부모의 '피눈물'로 보낸 20대 아들, 장례절차 없이 서둘러 '화장' 치러
남창원 농협, 보상 '함구', 창원시, 구상권 청구 '미온적 태도 도마 올라'
이에 더해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20대 청년 사망자는 하나로마트를 방문했던 부모가 확진된 후, 지난해 8월 12일가족 접촉자로 추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망자의 아버지는 마산의료원으로, 자신과 어머니는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입원한 지 사흘만에 청년의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병원 관계자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부모는 아들의 마지막 생전 모습을 영상통화로만 볼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20대 청년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사건 당시 예방수칙에 따라 사망한 20대 청년을 애도하는 장례식도 없이 서둘러서 화장을 치러야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남창원농협의 늑장대응과 창원시청의 구상권 청구와 피해 대책에 대한 미온적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남창원농협 백승조 조합장은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8월 11일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대고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 자리에서 "책임과 조치"를 거론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 조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망자 유족과 고객들의 피해에 대한 사후 조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농협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 남창원농협 관계자는 "사망자 유족이든 피해 고객이든 피해보상 유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만 밝혔다.
부울경언론연대 공동취재에 따르면 창원시의 구상권 청구나 과태료 처분은 물론 피해자에 대한 보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은 상황파악과 재난문자 지연 발송 등으로 지탄을 받았던 창원시는 지난해 9월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 한편,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창원시 자료를 보면 남창원농협발 집단감염으로 인한 민법상의 구상권 청구액은 11억3000만 원이다. 방문 확진자 및 N차 감염자 치료비 개인당 456만원씩 총 7700만원을 비롯해 관련 검사자 1만8287명에 대한 진단검사비 10억4200만 원(개인당 5만7000원), 그리고 추가 선별검사소 설치비 10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감염병 예방법 위반에 따른 형법상의 과태료 처분 금액은 2250만 원으로 확인된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15건의 위반내용에 대해 1건당 150만 원의 과태료를 책정해 총 2250만 원의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관계자는 "과태료 건은 현재 농협 관계자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언제쯤 확정될 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형사소송이 마무리돼야 민사소송인 구상권 관련 재판 기일도 잡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어, 피해보상 시기는 '오리무중'이다.
전문가에 의견에 따르면 소송이 이뤄지면 1차 심리 기일이 잡히거나 재판이 본격화되기까지는 평균 10개월 이상 보통 1년 가까이 걸린다. 남창원농협이 1심 판결에 승복한다고 해도 창원시의 구상권이 확보되는 싯점은 빨라야 오는 9월 전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창원시청이 구상권 청구 소송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20대 청년 죽음, 침묵으로 일관?, 보상해야" 촉구
한편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14일 '남창원농협 발 20대 젊은이의 코로나 죽음, 침묵으로 일관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창원시와 남창원농협이 조금 더 신속하게 대처했다면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고통을 당하지 않아도 될 일을 며칠 동안 숨기는 바람에 피해가 엄청났다. 더욱 화나는 것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20대 청년이 유명을 달리한지 6개월이 경과했는데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 한다. 관계기관의 대처는 참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난의 살을 날렸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차주목 대변인은 "허성무 창원시장은 확진자 1만5,741명, 입원환자 3,272명, 사망자 41명이 나오는 이 시점에, 지난 주말 본인 재선을 위한 저자 사인회와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해당 조합장은 무려 7선이며 28년간 조합장 직을 이어오고 있지만, 진실된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보상 의지는 현재까지도 찾아볼 수 없다.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와 행정기관은 국민들에게 약속한대로 코로나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 허성무 시장과 조합장의 행보를 창원시민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