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보험연구원은 15일 ‘디지털 플랫폼의 진화와 규제방향’ 보고서에서 데이터 공유제를 통해 데이터 경쟁에서 알고리즘 개선과 서비스 개발 경쟁으로 전환하면 시장경쟁 활성화와 혁신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의 향후 규제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미국의 유선통신산업 사례를 살펴봤다. 특히 규제 이슈 가운데 모든 분야에 공통 적용되는 일반경쟁규제만으로 충분한지와 디지털 플랫폼에만 적용되는 특정분야 전문규제가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유선통신산업의 경우 여러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던 초창기에는 정부가 일반경쟁규제만으로 대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산업구조가 독점화되자 전문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를 설립하고 통신산업에 특화된 전문규제를 도입했다.
통신산업에 특화된 전문규제는 ▲사전 요금규제 ▲물리적 네트워크에 대한 규제로 구성됐다. 처음에는 사전 요금규제가 핵심이었으나 요금규제만으로는 경쟁 유발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독점적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경쟁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들이 병행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현재는 주로 일반경쟁규제, 특히 영업행위규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빅테크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전문규제 도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전문규제 중 하나인 네트워크 공유에 해당되는 디지털 플랫폼 관련 전문규제로 데이터 공유제를 제시했다. 데이터 공유제는 시장지배력을 가진 디지털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가 다른 경쟁자의 사업영위·시장경쟁에 필수적일 경우 그 데이터를 다른 사업자와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정 디지털 플랫폼에 데이터가 집중되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져 시장경쟁이 저해될 수 있는데 데이터 공유제 도입으로 경쟁 형태를 데이터 경쟁에서 알고리즘 개선과 서비스 개발 경쟁으로 전환하면 시장경쟁 활성화와 혁신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경제의 활성화로 인한 소비자 편의성 증대의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독점화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전문규제로는 데이터 공유제 등이 현재 해외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 관련 전문규제기관 신설과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 적정성 평가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