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했던 외국계 투자자들 2000억대 손실 가능
◆…두올물산 주가 추이. K-OTC 홈페이지 캡처
장외주식시장 K-OTC에 등록된 두올물산(카나리아바이오)의 시가총액이 25조원을 돌파했다. 두올물산의 주가 급등으로 인해 공매도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는 18일 예정된 모회사와의 합병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두올물산은 지난해 9월 107원으로 K-OTC에 입성했다. 이후 17일 26만1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개월 만에 주가가 2444배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25조759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2위인 포스코(24조6739억원)를 넘어섰다.
두올물산은 코스닥 상장사 디아크(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의 인적분할로 생겨났다. 디아크는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된 뒤 지난해 5월 두올물산홀딩스와 오큐피바이오로 인적분할했다. 사업부문에 따라 디아크(자동차), 두올물산홀딩스(제조관리), 오큐피바이오(생명공학)으로 나눈 것이다. 디아크는 이후 두올물산홀딩스의 자회사 두올물산을 K-OTC에 등록했다.
◆…디아크의 인적분할 개요
두올물산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바이오 사업과 기업합병에 대한 기대감이다. 두올물산이 오큐피바이오의 지적재산권(IP)를 이전받아 개발한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0일 두올물산홀딩스 합병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전날 9만8700원이었던 주가는 26만1500원까지 6거래일 연속 올랐다. 금융투자협회는 두올물산에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투자자들에게 투자유의를 통보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단순한 의심이나 조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매매거래정지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디아크의 거래정지 이전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은 비싼 두올물산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 15일 기준 디아크의 공매도 잔액은 15억1790만원, 수량은 63만7773주에 달했다. 두올물산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공매도 손실이 2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올물산과 두올물산홀딩스의 합병은 오는 18일 이뤄질 예정이다. 디아크 주주들은 비상장사인 두올물산홀딩스 대신 K-OTC에서 거래 가능한 두올물산 주식을 받게 된다. 이들은 두올물산 주가가 급등한 만큼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돌려받아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주로 외국계 기관으로, 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를 중개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