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주선 KB, 매수합병 한투, 채무보증 메리츠 선두 유지
크래프톤, 카뱅 등 IPO 대어 잇따라...공모금액 총 19.7조
올해도 LG엔솔 필두로 IPO 열풍 이어갈지 주목
지난해 IB(투자은행) 업무 수수료 수익은 한국투자증권이 매수합병 수수료로 업계 최고인 3663억원을 기록하는 등 총 6116억원을 벌어들이며 선두에 올랐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1289억원을 번 KB증권이, 채무보증에서는 2980억원의 수익을 낸 메리츠증권이 각 부문에서 업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5조677억원으로 전년(3조8287억원) 대비 1조2390억원 불어났다.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인수주선 수수료, 매수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합으로 산정했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IPO(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매수합병은 M&A, 채무보증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크래프톤(4조3098억원),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IET(2조2459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7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과 같은 IPO 대어들의 공모로 IPO 시장은 역대급 활황을 보였다.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19조7084억원으로 전년(4조5426억원) 대비 333.9% 급증했다.
이에 따라 IPO 대어의 대표주관, 공동주관, 인수회사를 맡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인수주선 수수료로 재미를 봤다. 인수주선 톱5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 대표주관, 현대중공업 공동주관 등을 맡아 인수주선 수수료로 총 1289억원을 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 대표주관,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 공동주관 등을 맡아 1220억원을 벌었다. 미래에셋증권은 SKIET, 크래프톤, 현대중공업의 대표주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동주관 등을 통해 109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도 각각 1081억원, 1072억원의 인수주선 수수료를 거뒀다.
매수합병 수익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도 국내 M&A 시장이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한 덕분에 2020년 1조1545억원에서 지난해 1조5978억원으로 38.4% 급증했다. 매수합병 톱5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3663억원), 메리츠증권(1745억원), KB증권(1457억원), 교보증권(1341억원), 하나금융투자(920억원)로 나타났다.
채무보증의 경우 코로나19로 해외투자 실사가 쉽지 않았음에도 국내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에 대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딜이 이어지며 수익이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채무보증 톱5 증권사는 메리츠증권(2980억원), 하나금융투자(2378억원), NH투자증권(2180억원), 하이투자증권(2157억원), 삼성증권(1269억원)이었다.
올해도 IPO 대어 줄섰다...팬데믹 이후 PF 활성화 기대도
증시 거래대금이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금융자문, 신용공여, 대체투자와 같은 IB 업무를 미래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수주선의 경우 지난해 19조7000억원 규모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올해도 IPO 열풍이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이 10조2000억원을 모집한 이후 시장의 관심이 주춤한 가운데 올해도 SSG, 카카오엔터, 컬리, 쏘카 등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IPO 시장 활황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IB 수익은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부동산PF, 인수금융 등 비전통적 IB 수익의 경우 국내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하이엔드 오피스텔과 같은 딜이 꾸준히 있어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증권사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IB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부동산의 가치 회복 및 상승에 따른 해외투자 관련 부문의 성장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