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사의 정의로운 항명, "민간인 먼저 대피시켜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일주일을 넘어선 가운데 민간인이 살고 있는 마을에 포격을 지시한 상부 명령에 항명하고 나선 병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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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고전을 겪는 가운데 기름과 식량 등 보급이 끊겨 러시아군 전체의 사기가 저하됐다는 평가가 나온 데 이어 상부 지시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선 군인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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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보회사 섀도브레이크(ShadowBreak)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침공하는 러시아군 내부의 무선 통신 도청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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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4시간 분량에 달하는 녹음 파일중 텔레그래프는 총 3개의 음성 파일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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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첫번째 파일에서 마을을 포격하라는 상부 명령에 불복하는 러시아 군인의 음성이 나왔다. 해당 병사는 '마을을 포격하라'는 사령부의 지시에 "민간인을 마을에서 먼저 대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항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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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병사와 지휘관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수차례 대화를 나누었으나 결국 지휘관은 짜증을 부리며 민간인이 모두 대피할 때까지 대기하도록 지시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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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파일에서는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상관에게 간청하는 병사의 목소리가 담겼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라고 말하는 병사의 말에 상관으로 보이는 듯한 목소리가 "빨리"라며 다그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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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파일에서는 부족한 보급품과 연료 때문에 욕설과 함께 분노를 터뜨리는 목소리가 녹음됐다. 해당 병사는 "여기에 온지 사흘째다, 언제쯤 준비가 되는 것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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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에 녹음 파일을 제공한 새무얼 카딜로 섀도브레이크 대표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러시아군이 현재 완전한 혼란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 군인들은 자신들도 현재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소통할 수 있기나 한 것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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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러시아군의 전체적인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서로를 향해 모욕적인 발언을 하거나 총을 발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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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텔레그래프를 통해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러시아군 내부의 혼란을 알릴 뿐 아니라, 러시아 군 지휘부에서 민간인 거주지를 포격을 지시한 데에 '전쟁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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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브레이크는 안테나를 이용해 취미 삼아 라디오 주파수 대역을 도청하는 이들을 통해 해당 도청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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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러시아군이 디지털 통신망을 완비하지 못해 아직도 항공기, 헬리콥터, 장갑차, 포병 등 일부 부대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뜻으로 도·감청이나 교란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