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책없는 포퓰리즘 감세공약 내놓은 후보는?

최악의 비호감 대선... 조세공약에 허구성 포퓰리즘 등장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세금=재정'인데 세금감면하면서 복지재정을 무슨 수로 늘리나?

두 후보의 입장은 부분적으로 공통점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집값 급등과 맞물린 부동산 감세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이 후보의 조세정책 기조는 '불로소득 환수'를 내건 세제 강화를 강조하는 반면, 윤 후보는 '집부자 감세 종합 선물세트'를 내놓은 상태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화두는 단연 부동산이다. 부동산정책 실패로 인해 누적된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들이 부동산 공약 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는 주택공급에 더해 부동산 관련 세제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주택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다. 사실 종부세가 대폭 늘어난 부분은 부인할 수 없다. 2021년 현재 주택분 종부세 부과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8만명 늘었고, 세액은 5조7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분의 대부분은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하고 있어, '주택 과다 보유와 투기를 억제한다'는 종부세 정책 효과가 의도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종부세 폐지 방안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부동산 과다보유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소득재분배의 측면에서 재정을 집행하는 것이 조세제도의 목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윤 후보의 종부세 폐지 입장은 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퇴행적 행보다. 게다가 재산세는 자산에, 종부세는 부동산 소유권자에게 과세 되는 체계여서 통합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이 후보도 이직이나 취학 등 특별한 사유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되는 경우 양도세처럼 1주택자로 간주하거나, 고령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종부세 납부 유예(과세이연) 도입을 꺼내며 세부담 완화를 내세운 모양새다.

여기에 '투기 근절'에 초점을 둔 증세(增稅) 전략도 편다는 게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토지이익배당금제)를 공약으로 밝히며 감세 기조만 밝힌 윤 후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이 세목은 인구 10%에 해당하는 고가의 부동산 소유자에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현재 0.17% 불과한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로 높인다는 게 정책목표다. 거둔 세수는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야당에서는 이를 두고 법인들의 토지 세부담이 현재의 5배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며 "종부세보다 더 가중된 징벌적 과세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태다. 이 후보는 "국민적 합의 없이는 할 수 없다"며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두 후보가 꺼낸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는 논란이 여전하다. 이 후보는 첫 4개월은 중과를 100% 면제하고, 이후 3개월은 50%, 그 다음 3개월은 25%를 깎아주는 식으로 시기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식을 꺼냈다. 반면, 윤 후보는 최대 2년간 중과를 배제한다는 공약이다. 이러한 조치가 '매물잠김 해소' 효과보다는 정책 신뢰성만 훼손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증여를 통한 중과세 회피방식으로 거래량 증과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를 할 경우 매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세력에게 '버티면 이긴다'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와 관련해선 이 후보는 속도 조절(올해 공시가, 2021년 적용)을, 윤 후보는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실상 재산세 동결 또는 감세다. 정부에 따르면 2021년 68.6%인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은 2028년 90%까지 올라간다. 부동산의 유형이나 가격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적용되어 하루빨리 공시가격을 현실화해서 바로 잡아야한다는 의견도 있는 한편, 급격한 공시가격 인상은 결국 무주택 서민들의 피해(임대료를 올리는 등 세금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에 더해 두 후보가 공통으로 외치는 부분은 가상자산 등 자산시장에 대한 과세 완화다.

가상자산의 경우 내년부터 양도차익에 과세(기본공제액 250만원, 세율 20%)할 예정인데, 두 후보 모두 현재 비과세 기준인 250만원을 주식과 같은 기준인 5000만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해 가상자산으로 5000만원까지 벌더라도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여기에 주식처럼 투자 손실분을 5년간 이월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금융투자소득세제 개편에 따라 2023년부터는 보유 지분율이나 보유액에 상관없이 연간 5000만원을 초과하는 매매차익을 거둔 모든 투자자에게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은 25%) 세율로 과세가 시작될 예정이다. 장기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이익과 손실을 최대 5년간 이월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후보는 주식 양도소득세 '완전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10억원 이상 대주주에 적용 중인 주식차익 과세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연스레 '부자 감세' 논란이 따라붙는다. 2020년 기획재정부가 주식 양도세 초안을 발표하던 당시 추산했던 과세대상은 전체 투자자의 약 5%(30만명)다. 반면, 양도세 폐지를 지지하는 측에선 자본시장 활성화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주장을 편다.

이 후보는 윤 후보보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주식 양도세에 대해 완전 폐지보다는 장기보유시 우대세율을 적용하는 완화책을 제시한 상태다.

증권거래세 관련해 윤 후보는 폐지에서 현행 유지로 선회했다. 최근 증시의 부진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가적으로 거래세 인하도 검토하고 있단 입장이다. 정부는 2023년 주식 양도소득세 전면 과세를 앞두고 증권거래세율을 0.15%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시장을 제대로 아는 저 이재명이 개미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겠다"며 증권거래세 폐지를 약속했다.
두 후보는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한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향후 투입될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이 후보는 5년 임기 동안 국정 공약 270여개를 이행하는데 300조원 규모의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며, 윤 후보는 국정 공약 200개 이행을 위해 266조원 규모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에 대해선 유일하게 토지이익배당(국토보유세)과 탄소세를 도입해 재원으로 삼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탄소세를 신설해 톤당 5만~8만원을 부과,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쓴다는 구상인데 연간 최소 30조원, 최대 64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25조원 규모의 예산 절감·25조원 이상의 조세감면 축소로 재원을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세출 구조조정'을 재원 마련 방안으로 내세웠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년의 월세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월세 세액공제 확대' 조치도 있다. 이 후보의 공약을 구체화하는 의원입법안(고용진 의원안)이 최근 발의된 바 있다. 개정안은 기준시가 5억원 이하(현행 3억원 이하)의 주택, 오피스텔 등의 세입자에게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공제한도도 연 850만원(현 750만원)으로 늘렸다. 또 최대 5년 간 월세를 이월공제 받을 수 있게 했다.

윤 후보는 일하면서도 가난한 가구에 근로장려금을 더 주는 안을 제시했다. 근로장려세제의 소득 및 재산 요건을 완화하고 급여율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주·맥주 등 주류 가격에 포함되는 주세(酒稅)를 음주운전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쓰겠다는 공약도 있다. 다만, 주세의 재원이 '지역 간 균형발전'이란 점에서 정책목표가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

윤 후보는 5000만원 이하 퇴직금에 부과되는 세금을 폐지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조치로 극소수 고소득자를 제외한 약 95%가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봤다. 현행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 환산급여 등을 공제하고 차등적으로 징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