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빌딩을 취득하면서 취득세 등 지방세를 한푼도 내지 않거나 감면받은 외국계 법인들이 총 364억원의 탈루 세금을 추징당했다.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의 경우 추징액이 167억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25일 서울시내 중심가의 대형 빌딩을 매입하면서 지방세를 내지 않거나 감면받은 외국계 법인 20곳을 표본 세무조사해 13개 법인으로부터 총 364억원의 탈루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시는 13개 법인에 취득세 233억4천600만원, 등록세 91억6천200만원, 기타 38억9천300만원의 추징세를 부과했다.
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법인이 국내 대형빌딩을 여러 채 취득했지만 일부는 고도의 법률 자문을 거쳐 취득.등록세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표본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국내 지방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탈루 유형을 1)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지방세법상 과점주주(지분 51% 이상) 규정을 회피한 경우 2) 부동산 취득 후 임대관리 업무를 타업체에 위탁해 처리한 경우 3)부동산 취득에 따른 거액의 컨설팅 비용 등을 취득가 신고 때 누락한 경우 4)비과세나 감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등 4가지로 분류했다.
1) 유형은 스타타워빌딩을 매입한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사용한 방법으로 싱가포르투자청 167억원 등 6개 법인이 239억원을 추징당했다.
스타타워는 통상적인 소유권 이전 방식 대신 주식 인수 형태로 거래가 이뤄졌는 데, 이럴 경우 현행 지방세법은 51% 이상 과점주주에 대해서만 취득세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GIC는 2개의 자회사를 통해 스타타워 주식지분을 각각 50.01%, 49.99%로 분할 인수, 이 조항의 적용을 피해갔다.
서울시는 페이퍼컴퍼니에 100% 출자하고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한 싱가포르투자청을 실질 취득자로 간주, 과점주주 취득세를 부과한 것이다.
2) 유형에서는 PCA코리아 78억원 등 3개 법인이 85억원을 추징당했고, 그밖에 3) 유형에서 3개 법인이 2억원을, 4) 유형에서 2개 법인이 38억원을 각각 추징당했다.
서울시는 이번 추징결과에 대해 외국법인들이 심사청구나 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각 자치구별로도 외국법인의 탈루 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