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협회 “카드수수료 최고 2.3%...가맹점 해지할 것”
PG협회도 카드사에 반기...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 예고
가맹점 96.2%는 0.5~1.5% 우대수수료율 적용
빅테크-카드사 동일규제 필요성 지적도
◆…신한카드 결제 중단 안내문을 붙인 동네마트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일부 마트가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하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자 동네마트·슈퍼마켓 사업자들이 이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14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주말 동네 마트에서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당했다는 이용자들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신한카드가 주 사용카드인데 안 받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카드로 결제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동네 마트에서 신한카드 사용이 안 되니 답답하다”며 “다른 카드가 없어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한국마트협회는 지난달 28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드수수료 인상에 항의하며 가맹점 해지를 선언했다. 한국마트협회 제공
앞서 지난달 28일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사들이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고지문이 2월부터 일방적으로 통보되고 있다”며 “현행 최고수수료율 2.3%를 통보한 신한카드에 대해 가맹점 해지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트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중소마트에 적용되는 일반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기존 2.02%에서 2.28%로 0.26%p 인상했다. 나머지 8개 카드사가 통보한 수수료율은 평균 2.06∼2.25%, 인상폭은 0.02∼0.10%p다.
전국 5800여 동네마트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마트협회는 신한카드에 대한 가맹점 해지와 법인카드 해지, 대출 및 주거래은행 전환 등 최대한의 집단행동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개별 가맹점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원만하게 합의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언급되는 건 영세한 슈퍼가 아니라 규모가 제법 갖춰진 마트로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며 “연매출액 30억원 이상의 일반가맹점의 경우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개별 가맹점에 통보하고 이견이 있는 경우 추가적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PG사도 반발...카드사 “우대가맹점 96.2%”
카드수수료율을 둘러싼 이번 갈등이 마트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마트협회가 일반가맹점 전체 업종으로 집단행동을 확대할 것을 모색하는 가운데 전자지급결제대행(PG) 협회도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고 나섰다.
PG사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하는 사업자로 나이스페이먼츠, 다날, 한국정보통신 등 8개사가 PG협회에 소속됐다.
PG협회에 따르면 최근 7개 카드사가 3월 1일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을 0.05~0.1%p 인상한다고 통보했고, PG협회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 PG협회는 15일부터 사흘간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반대하고 협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카드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우대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상한을 정하는 구조에서 카드사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일반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말 연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로 인하했다.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영세 가맹점은 약 287만8000곳으로 전체 가맹점의 96.2%에 달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가 운영하는 페이는 수수료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카드사만 중소·영세 가맹점에 대한 통제를 받고 있다”며 “카드수수료율은 카드사와 가맹점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장 논리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