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앞바다 규모 7.3 지진...원전수조 냉각기능 한때 정지

11년 전 동일본 대지진 악몽...후쿠시마 원전 수조 냉각기능 일시 정지..."원전 이상은 없어"

미야기현·후쿠시마현에 발효됐던 예상 높이 1m의 쓰나미 주의보는 오전 5시경 해제

신칸센 열차 탈선· 200만 가구 정전 등 피해 속출...사망 1명, 부상 88명

16일 오후 11시 36분경(현지시간)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오시카반도 동남쪽 60km 부근이며 지진의 깊이는 60㎞다. 지진으로 도쿄 등 수도권과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한 때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조의 냉각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지진 직후 동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는 특정 장소에서 감지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의미한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역에 최대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NHK 방송에 따르면 미야기 현의 이시노마키항에서는 17일 오전 0시 29분 20c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새벽 5시에 발효됐던 쓰나미 주의보를 해제했다.

NHK는 지진 당시 NHK 후쿠시마 방송국 천정의 간판이나 시계가 크게 흔들리고 수십초 간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고 전했다. 현지 방송 NHK는 지진 발생 3시간 30분가량 지난 17일 오전 4시까지 인명 피해를 자체 집계한 결과 후쿠시마현 소마시에서 1명이 사망했으며 최소 88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17일 오전 2시 기준 원전 1호기부터 6호기의 원자로 온도나 수위 등에 관한 데이터 및 부지 내 방사선량 측정 값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때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5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사용후연료 수조(풀)에 냉각수를 보내는 펌프가 자동정지됐지만, 오전 4시 30분까지 복구해 풀의 수위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제1 원전 2호기에서 일어난 사용 후 핵연료 풀로 이어지는 탱크의 수위가 내려간 것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벨브를 잠가 문제 해결을 했다고 전했다. 제1원전 5호기 터빈 건물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불이 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밤 지진 여파로 후쿠시마역과 시라이시 자오역 사이에서 도호쿠 신칸센 17량 중 16량이 탈선했다.

이 사고로 열차에 탑승해 있던 승객 75명과 승무원 3명 모두 무사했지만 승객들은 추운 날씨에 선로를 따라 1km 떨어진 비상구까지 걸어가야 했다. NHK와 인터뷰 한 30대 남성은 “열차가 급정차 한 뒤 차내가 정전했다”며 “탈선 이후에는 내부가 크게 흔들려 승객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JR 신칸센 관계자는 설비 점검과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운행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도쿄 등에서는 전철 등의 운행이 일시 정지됐다가 재개됐다.

일본 정부 당국은 내진성이 낮거나 노후화된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근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했다. 당국은 산사태에 대비해 절벽이나 경사로 근처에 있는 시민들에게도 근처 대피소나 2층 이상의 건물로 이동해야 한다고 알렸다.

정전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촛불 사용과 전력 복구로 인한 화재의 위험에도 각별히 주의하라고 전했다. 지진 발생 직후 도쿄 70만 건을 비롯해 도쿄 전력 관내 지역에서 208만 건의 정전이 발생했다. 도호쿠 전력에 따르면 미야기현 등에서 약 15만건의 정전이 발생했다. 도쿄에서는 17일 새벽 정전 사태가 대부분 해소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2시경 관저를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곳곳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만 도쿄전력 관내에서는 1시간 이내로 해소될 것”이라며 “귀가 중인 시민들의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당국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에게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지진 정보를 따를 것을 촉구하며, 해안가 접근을 자제하고 위험지역에 있는 시민들은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해 대응에 들어갔다.

도쿄대 히라타 나오 명예 교수는 “특히 후쿠시마는 11년 전 대지진이 일어났던 곳이고 현재까지도 활발한 지진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확한 진원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깊이로 따져보면 태평양판과 필리핀해판의 경계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유사한 강도의 지진 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평소 건물의 보수와 정비를 통해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