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靑 소통수석 “5월9일까지 임기... 정해진 인사권 문 대통령이 행사할 것"
김기현 국힘 원내대표 "반성은커녕 임기 말까지 '내 사람 챙기기'... 오만한 행동"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윤석열 당선인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공공기관 인사권 발동을 '내사람 챙기기, 알박기'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인사권에 대한 왈가왈부는 옳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 수석은 그러면서 "대통령과 당선자가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지 않겠느냐"면서 "그런데 두 분이 만나기도 전에 이런 것에 대해서 서로의 참모들이 서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 자리를 편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청와대도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대선 후 첫 회동을 전날 갖기로 했지만 4시간 전 돌연 무산됐다. 이를 두고 임기 말 인사권과 관련해 윤 당선인 측이 ‘알박기·낙하산 인사’ 등으로 비난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박 수석은 "(해당 인사들은) 방침 방향을 별도로 설정할 필요도 없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쇄기를 박았다.
또한 청와대가 한은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차기 한은 총재 지명도 문 대통령이 행사하는 거냐’는 거듭된 질문에 "아니 5월 9일까지 임기인데 정해진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행사하지 누가 하겠느냐"면서 "상식 밖의 일"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수석은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양측 회동 관련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인 점에 대해선 "지금 현재 두 분만이 만나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와서 사실상 여론상 의제화가 된 것이고 국민도 그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현실"이라며 "편하지 않은 자리가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제원 실장과 이철희 수석이 만나서 그러한 무거워진 회동의 자리를 어떻게 하면 허심탄회한 자리로 만들 수 있는가 이 부분을 논의하고 계실 것이지 각각 지금 지적되고 나오는 여러 가지 백가쟁명식의 문제들에 대해서 두 분이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라고 그런 논의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현재 진행 중임을 부연했다.
‘전날 회동 무산을 두고 신구권력의 정면충돌로 묘사된다’는 질문엔 박 수석은 "당연히 그렇게 제목이 돼야 언론기사겠죠. 그런 언론의 속성을 다 이해한다"라면서 "(대통령께서)모범적인 정부이양이라고 하는 말씀을 참모들에게 여러 차례 지시하신 만큼 역사적으로 그런 아주 모범적인 정부이양을 만들어낼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낙하산, 알박기를 계속하고 있다. 끝까지 자기 사람 챙기기"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내 사람 챙기기’를 하는 건 대통령직의 사적(私的)사용"라고 맹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주요 공공기관장 인사권 행사를 반박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이어 "전문성을 무시한 내로남불 인사는 정책 실패로 이어졌고, 정권의 무능 때문에 애꿎은 국민만 피해를 봤다"면서 "그런데도 반성하기는커녕 도리어 정권 말까지도 ‘내 사람 챙기기’ 위한 ‘알박기 인사’에만 전념하는 것을 보면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국민이 정권교체, 새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공공기관 유관기관에는 새 대통령의 민생철학을 구현할 인물로 돼야 한다"면서 "국민 심판을 받은 낡은 정부 철학에 따라 임명되는 건 오만한 행동"이라고 문 대통령을 힐난했다.
또한 "인사권은 대통령 개인에게 자기 사람 챙기는 목적의 사적 권한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하고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라고 국민이 위임한 공적 권한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면서 "국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이제 산하기관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에 새 대통령의 새로운 국정철학을 민생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이 배치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임기가 불과 1개여밖에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2년, 3년, 4년짜리 직위에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낡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 따라 인물을 임명하겠다는 발상은 국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오만한 행동"이라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내편 챙겨주기 위한 보은성 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대통령직에게 주어진 공적 권한을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에 다름 아님을 상기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공기업 인사권 발동 자제를 촉구했다.
전날(16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이 4시간 전에 전격 취소, 연기된 데는 한국은행 총재 등 주요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한 양측의 이견 조율이 되지 않았음이 가장 큰 이유임이 밝혀진 셈이다.
청와대는 현재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의견 조율에 나서 조만간 협의가 잘 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어느 한쪽이 전격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조기 회동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로 보여진다.
문 대통령 임기와 맞물려 인사 교체가 이뤄지는 공공기관장 자리는 최소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임기말이라고 하지만 모든 공공기관장 인사를 현 대통령이 하지 못하도록 당선인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인사는 정권이양을 위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간 회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런 문제가 논의가 되고 합의를 이루는 게 합리적인 절차가 될 것이라면서 무리하게 당선인측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발동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