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미 금리인상의 한국경제 영향' 보고서
금리인상 동조시 연 가계대출 이자부담 39.7조↑
"거시경제 안정, 가계·기업 금리방어력 제고 필요"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의 연쇄적인 금리인상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부동산 자금 대출 관련 현수막이 불어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한국은행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동조할 경우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이 40조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금리인상의 한국경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가 2018년 12월 이후 39개월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경연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9%로, 1982년 1월(8.4%) 이후 4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 등 실물경제의 기초여건이 견고한 것도 금리인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재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4~7차례, 내년에도 몇 차례 추가 인상하면서 2.0~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전망한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치,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통화량(M1) 등 경제변수로 미국의 단기국채 금리(6개월 만기 재무부 채권금리)를 설명하는 모형을 설정한 후 적정 단기국채 금리 수준을 추정한 결과, 6개월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의 적정금리는 2.14%였다. 작년 4분기 평균 재무부 채권 금리 수준이 0.10%였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2.04%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단기국채 금리라 적정수준을 보일 때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의 추산 결과, 한국의 단기 국공채금리가 미국의 적정 금리상승 폭만큼 오를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2.26%포인트 올라간다. 금리인상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액은 39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비율과 전체가구 수를 따지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부담은 340만원씩 늘어난다.
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 6개월물 채권금리가 작년 4분기 대비 2.04%포인트 오르면, 한국 시장에서 순유출되는 외국인투자자금 규모는 31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글로벌 긴축랠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비율이 높은 상태이므로 기업경쟁력 제고, 민간의 일자리 창출 확대 등으로 민간의 금리인상 방어력을 확충하는 한편, 재정건전성 등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