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 MB 차명부동산에 세금 부과
1·2심 "세금 부과제척 기간 도과해 무효"
"명의신탁 행위, 조세포탈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50여일 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21년 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 안양교도소로 가는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명 부동산 임대수익에 1억원대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의 과세처분이 위법하다며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7일 이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세무서장과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들이 제기한 소송을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다스 실소유'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약 82억 원을 선고받았는데, 당시 재판부는 고(故) 김재정 씨 등의 재산을 이 전 대통령이 차명소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친누나인 고(故) 이00씨 명의 부동산을 차명소유하며 발생한 임대소득이 누락됐다고 보고 종합소득세 1억2500여만원, 지방소득세 12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과세당국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와 경호직원에게 과세 관련 통지를 송달했는데, 이 전 대통령 측은 구치소에 있어 세금부과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조세심판원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행정심판이 이의신청 제기기간인 9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됐고, 이 전 대통령측은 "송달이 적법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소송에서는 송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세금 부과 제척기간을 5년으로 보고 2008~2011년 발생한 이 전 대통령의 부동산 임대료 소득에 2018년에 세금을 부과한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쟁점을 이 전 대통령이 부동산 명의신탁을 유지하면서 실명으로 등기하지 않아 조세 포탈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이 경우 부과제척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세무당국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이라는 사정만으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부과제척 기간을 5년으로 봤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의 명의신탁이 재산세나 임대료에 대한 소득세를 포탈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부동산 임대소득에 관한 소득세는 (명의신탁을 받은) 이모 씨의 명의로 모두 납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법원은 이와같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해 이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