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추락' 미스터리...中 항공기 블랙박스 발견

조종석 음성기록장치 확보, 추락 원인 규명 시도

소방대원 600명과 의료인력·군 병력 등 2000여명 투입 돼 수색 중

지난 21일 132명을 태운 채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 중 1개가 수색 사흘 만인 23일(현지시간) 발견됐다. 아직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객기에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 등 2개의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다.

주타오 중국 민간항공국(CAAC) 항공안전판공실 주임은 이날 발견된 블랙박스는 CVR로, 심하게 손상된 외관에 비해 녹음된 자료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CVR은 조종실 내에서의 승무원 간의 대화, 항공 교통 관제 기관과의 통화, 객실 승무원과의 통화 등을 4개 채널에서 녹음하는 장치로, 화재나 큰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 용도로 사용된다.

CAAC 관계자는 해당 블랙박스는 판독을 위해 베이징에 있는 연구소로 운송 중이며 소요 시간은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편 여객기는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우고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 남부 광시(廣西)좡족자치구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탑승자 전원 중국인으로 전해졌으며 현재까지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 24(Flightrader 24)에 따르면 당시 항공기는 정상 하강률의 10배인 분당 3만1000피트의 속도로 빠르게 추락했다. 8869m 상공에서 운항되던 여객기는 수직으로 추락한 지 2분 만에 레이더 신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CAAC의 항공기 조사 책임자는 사고 당일의 날씨가 비행에 영향을 주진 않았으며, 사고기는 당일 오후 2시 20분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교신에 아무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중국의 보잉737 여객기 추락사고 조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NTS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민간항공국(CAAC)의 조사 책임자와 접촉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항공청(FAA), 보잉(항공기 제조사), CFM(항공기 엔진 제조사)에 소속된 기술 고문들을 모든 필요한 방식으로 중국이 조사하는 데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형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잇단 항공기 추락 사고 후 지난 20년간 비행 안전에 만전을 기해왔다.

동방항공 측은 22일부터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모든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CAAC는 절대적인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지역 항공 교통 관제 센터, 항공사 및 비행 훈련 기관에 대한 점검을 시작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