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국, 한·불가리아 국세청장회의 개최
영국선 "대자산가 탈세 대처" 한목소리
'급부세정' 선도자인 英 사례 공유하기도
불가리아선 '韓 전자세정' 노하우 전파
◆…김대지 국세청장이 짐 하라(Jim Harra) 영국 국세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우리나라 국세청이 영국과 역외탈세 방지를 위해 신속한 정보교환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급부 세정' 선도자로 알려진 영국으로부터 급부행정(복지지원)에 대한 노하우를 얻는다. 현재 국세청은 고유업무인 징수·부과에서 급부행정까지 업무 범위가 넓어진 상태다. 불가리아 과세당국에는 우리나라의 전자세정 시스템을 지원한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김대지 국세청장은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짐 하라(Jim Harra) 영국 국세청장과 회의를 가졌다. 국세청은 "영국 국세청은 국제사회에서 급부세정분야 선도자이며 역외탈세·대자산가 탈세 대응경험이 풍부하다"며 "우리 국세청의 도전적 과제인 급부세정 안착과 공정세정 구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회의에서 양국 청장은 역외탈세 수법이 은밀화(역외금융 활용 등)되고 있어 개별국가의 제도와 행정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양국 국세청은 중요한 특정 정보 교환은 조기에 실시하고, 자발적·자동 정보 교환을 활성화해서 역외탈세조사 대상선정의 공정성과 조사 성과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대지 청장은 특히 "대자산가 탈세는 신종 금융상품·가상자산을 이용한 탈법증여, 복잡한 자본거래를 통한 편법 경영권 승계 등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어 탈세유형 조기 발굴과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국세청은 대산자가의 새로운 탈세유형과 대응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 국제사회에서 이 분야 관련 주도적 역할을 하자는데도 입을 모았다.
양국 청장은 과세당국의 기능과 역할이 징세를 넘어 복지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복지의 공정성, 포괄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세청의 정확하고 신속한 소득정보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양국 청장의 목소리였다. 양국 국세청은 실시간 소득파악제도의 전반적 체계, 추진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급부세정 추진상황을 재검토하고 실시간 소득파악 사각지대를 해소하면서 소득정보의 신뢰성과 적시성을 높이겠다"며 "이를 통해 국세청은 소득데이터 허브로서 나라의 중요과제인 맞춤형 복지를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이 루멘 스페초프(Rumen Spetsov) 불가리아 국세청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국세청)
이어 24일에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루멘 스페초프(Rumen Spetsov) 불가리아 국세청장과 회의를 가졌다. 양국 간 국세청장 회의를 연 것은 최초다. 불가리아 청장은 지난해 7월 열린 '조세행정협의체(IOTA)총회'에서 김 청장이 발표한 '한국 국세청의 디지털 세정 추진현황'에 관심을 갖고, 지난 가을부터 한국 국세청의 전자세정 경험을 공유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서 김 청장은 전자세정 발전경로, 전자세정 재설계를 통한 과세표준 양성화, 과세자료수집체계, 미리체움 세금신고서비스 등 한국 국세청의 전자세정을 소개했다. 또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세무서, AI세금비서, 블록체인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탈세대응경험을 공유했다.
김 청장은 불가리아에서 최근 시행하고 있는 현금영수증제도와 관련 "새로운 제도의 성공은 유인과 제재를 균형 있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그간 추진 성과를 하며 "불가리아의 국세행정전산화사업을 지원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