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재원, 협잡정치에 후안무치 행위... 최고위원 사퇴하라"
김재원, 대구시장 출마 선언 "최고위원직 내려놓겠다"
김재원-이준석, 당 공천관리 '패널티 규정' 놓고 책임 공방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사진=연합뉴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가장 호흡을 맞춰왔고 당선인의 선거 과정에서 저 나름으로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하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어 "대구가 실질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대구시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텐데 그에 걸맞게 윤 정부에서의 위상과 위치를 점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장은 저밖에 없다고 확신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고위원직도 사퇴하고, 오로지 대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에게 ‘25% 감점 패널티’를 주기로 한 당 최고위와 공천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은 공정과 정의에 반하기에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홍 의원으로서는 '패널티 규정'에 의하면 김 최고위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항변인 셈이다.
그는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무엇보다 심판이 선수로 뛰기 위해 전례에도 없는 규정을 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 원인무효 사유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에 참석,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관철시켰다"며 김 최고위원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공명정대해야 할 당권이 개인의 사욕으로 분탕질 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그 어떤 명분을 들이대더라도 특정한 경쟁 후보를 배제하려는 불법·불순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홍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협위원장은 4월1일 시한으로 일괄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당무의 최고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이 출마선언 후에도 그 직을 사퇴하지 않고 경선 규정에 개입하는 것은 협잡 정치이고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한 "무소속 패널티 문제도 지난해 8월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대사면이 이루어진 셈"이라며 "이 조항은 특정 인사의 출마 자체를 봉쇄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공정과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즉각적 철회를 촉구했다.
나아가 자신이 무소속과 현역의원 패널티 규정이 모두 적용돼 25% 감점을 받게 되는 점에 대해 "이렇게 손발과 입을 다 묶어 놓고 어떻게 공정한 경선을 할 수 있겠나"라며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는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로 웃고 있지만 동상이몽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맨 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오른쪽)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조수진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김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당대표가 갖고 온 초안에 탈당 경력자 25% 감산, 징계 경력자 25% 감산, 당원 자격 정지 처분 이상을 받은 징계 경력자 15% 감산, 이런 내용으로 초안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관리 규정 초안을 최고위에 상정한 건 대표의 권한이고, 대표께서 이것을 논의하자고 소집을 했는데 그 내용에 들어있었다"며 "저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서 25%, 15% 이렇게 해놓은 것이 복잡하니까 그냥 15%로 통일하자고 의견을 냈다"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홍준표 의원이 해당이 된 건 맞지만 전국에 공천 신청을 할 분이 수천 명"이라며 그를 견제하기 위해 해당 규칙 신설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현역 출마에 대한 페널티, 무소속 출마 경력 페널티를 다 반대해왔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늘 공교롭게도 김 최고위원이 방송에서 제가 35%를 하자고 했고, 본인이 25%로 줄였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회의록도 다 남아있고 회의 참석한 배석자들이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 김 최고위원이 최근 본인이 대구시장을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러 오해를 사니까 당대표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6.1 전국단위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당 대표 등 지도부가 현실에 맞지 않는 공천관리 규정을 졸속으로 만들고 있다는 당내 후보들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내홍 조짐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들에 대한 패널티 적용도 문제가 되겠지만 탈당 후 복당한 의원에 대한 심한 패널티 적용은 당 통합차원에서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후보 공천은 물론 경선 과정에 큰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