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ICBM 발사 후… 미국, 북한과 협상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

정세현, "한국군 단독 훈련 의미는 미-북 협상 가능성 때문"

미국, 우크라이나 외에 전선 확대 어려워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미군이 한국군과의 연합훈련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전 장관은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문제로 인해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두 군데 정신을 쏟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군의) 연합사격훈련, 대응사격훈련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월 25일 함경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라고 지시를 했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 ICBM을 수시로 쏜다는 얘기"라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도 개보수하는 것으로 봐서 실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상황을 미국이 관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와 북한 두 군데 신경 쓸 여유가 없으니까 이번 한국의 연합훈련 요청을 거절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공동대응을 요구할 때도 비슷한 일정으로 나가려는 신호가 아닌가"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시절에 공약과 그 장담은 행동으로 옮겨지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며 미국은 지금 판을 두 개 벌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미국 의회에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선출과 관련한 보고서를 냈는데 한미동맹은 긴밀하게 하겠지만, 새로운 정부가 과격하게 나올 것을 걱정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으로서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확장 개간 지시와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개보수 등에 대해 위성 정보를 가지고 발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한반도 문제가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미리 새정부에 미국이 여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을 사전통보하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북한이 발사한 ICBM이 17형이냐, 15형이냐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15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만약 북한이 발표한 대로 17형이라면 그걸 정상 각도로 쐈을 때 1만5천 km까지 날아간다면 미국의 플로리다까지 타격범위 안에 들어간다는 얘기라며 북한으로서는 지난 2017년에 비해 기술이 향상됐다는 얘기를 하고 싶으니까 17형이라고 주장을 하고, 우리 쪽에서는 여러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 1만 3천 km 정도인데 과장한 것으로 15형일 뿐이라고 애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난 2017년 북한이 화성 15형을 발사했을 때에는 미국에서 대기권 진입할 때 불타버렸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대기권에 진입해서 바다로 떨어진 장면을 일본 전투기가 찍어서 발표를 했다"며 "그렇다면 기술력이 향상됐다는 얘기가 되고 공격력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으로서는 겁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