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내 '통행로' 만들면 비과세 혜택?...'대지 안의 공지'면 안돼

A법인은 2017년 건물을 지으면서 내외부를 관통하는 열린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건물 이용객이 이 공간을 통해 건물로 출입하는 동시에 불특정 일반인도 주변 교통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통행로로 이용했다.

A법인은 이 공간이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로로 이용되기에 재산세 비과세 대상이 될 줄 알았으나 국세청은 해당 공간을 과세대상 토지로 판단해 재산세를 부과·고지했다.

이에 A법인은 국세청 결정에 반발해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했다.

A법인은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한 사설도로는 재산세 비과세 대상으로 안다"며 "소유 공간은 일반인 통행에 제약을 가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가 주변 교통시설을 이용하고자 통행하기에 자유 통행을 위한 사설도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유 공간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서울시 지상공공보행통로에 해당해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도 없기에 재산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세청은 "해당 공간이 건물의 '대지 안의 공지(비어있는 공간)'이자 필수불가결한 출입구로 사용되는 가운데 건물 이용객이 잔디밭 및 조경시설 등을 이용하는 보행통로로 봐야한다"며 "공개 공간은 1차적으로 건물을 이용하는 다중을 위한 보행, 휴식공간 및 경관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법인이 앞으로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해 제공되었다고도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른 대체도로가 없지 않고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해 제공할 목적으로 개설한 사설도로가 아니기에 재산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의견과 사실관계를 살핀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에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자유로운 통행에 제공할 목적의 사유도로라고 하더라도 이용실태와 주변상황을 고려해 일반인의 통행에 아무런 제약을 주지 않을 경우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면서도 "해당 공간은 1차적으로 도심의 고층·대형건축물을 이용하는 다중을 위한 보행, 휴식 공간 및 경관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지 안의 공지는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이는 소유자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지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A법인이 청구법인이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각종 행사가 해당 공간에서 개최됐고 그 행사 진행 및 준비로 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추가 시설물 등을 자유로이 설치하는 등 청구법인이 필요한 경우 배타적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판원은 "이 같은 점을 비추어 해당 공간이 일반인들이 통행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재산세 비과세 대상이 되는 사설도로로 보기는 어렵다"며 "국세청이 청구법인에 재산세를 부과·고지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참고심판례 : 조심2021지2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