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고액·상습체납자 현황
'체납세액 5조3612억' 1년 전보다 5409억↑
지역별로는 경기도 최다…수도권 절반 넘어
법인보단 개인이, 50세 이상 고령층서 많아
소득에 따라 부과된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국세 체납액이 2억원(체납기간 1년 이상)이 넘는 사람들은 국세청의 특별관리 대상이 되는데, 지난 한 해에만 7000명(법인·개인)이 넘는다. 수십억원은 물론 백억원 대를 넘긴 체납액이 있는 이들도 있었다. 체납된 세금을 모두 합하면 5조4000억원에 이른다. 2004년부터 고액체납자의 성명·주소 등을 공개하는 ‘망신 주기’에도, 현재까지 무려 43조원이 넘는 체납세금이 걷히지 않고 있다.
국세청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12월 31일 현재 신규 개인 체납자(명단공개 대상)는 4702명을 기록했고, 이들의 체납액은 3조8358억원에 달했다. 법인(2314명)까지 포함했을 때의 체납액은 5조3612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종합부동산세 총액(전망치 5조100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새 정부의 각종 복지 공약을 이행할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체납 문제는 국세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체납자에게 독촉장을 발송한다든지 명단을 공개하는 제재를 가해도, 고액·상습 체납자는 늘고 있다. 신규 공개자 기준 2019년 6838명에서, 2020년 6965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체납액은 1년 사이 5000억원이 넘게 늘었다(2020년 4조8203억원).
누계 공개자 기준으로 따졌을 땐 국세청이 아직까지 못 거둔 체납세금은 43조3344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통계자료를 공개할 당시에 연도 말 기준 명단공개 중인 인원과 체납 합계액에서 2차 납세의무, 연대납세의무 등 중복 체납액을 합한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2021년)로는 경기도에 주소를 둔 체납자가 2326명으로 전체의 33%였다. 서울은 1274명·인천은 492명이었는데, 수도권에만 절반 이상(58%)의 고액·체납자가 있는 것이다. 체납액 기준으로도 경기도(1조6416억원)에서 가장 많은 체납세금이 발생했다. 이어 서울(1조1274억원), 부산(4203억원), 인천(4160억원), 경북(3491억원) 등 순이었다.
개인 체납자 10명 중 7명 가량은 ‘5060 새대’였다. 유형별로 보면 50세 이상에서 1581명, 60세 이상에서 155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인 체납자(4702명)의 66%에 달한다. 30세 미만(48명)에서 체납자가 가장 적었고, 연령이 구분되지 않은 10명도 있었다. 또 2~5억원 규모의 세금을 체납한 이들(4734명)이 가장 많았다.
고액 체납자들에게 가해지는 행정제재 중에 '출국금지' 조치도 있다. 체납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 조세채권을 확보할 수 없고, 강제징수(재산압류)를 회피할 우려가 인정됐을 때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다.
출국금지 처분을 받은 고액체납자는 2021년 12월 31일 현재 5018명이었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누계기준 6조614억원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누계체납액은 정리 중인 체납액고 정리보류액을 합한 수치"라고 했다. 아직 걷지 못하고 있는 세금인 '정리중체납액'은 1242억원인 반면, '정리보류체납액'은 6조원(5조9372억원)에 육박했다. 정리보류 체납액은 소득·재산이 없거나 체납자를 찾을 수 없어 징수가능성이 낮은 체납액을 뜻한다.
2억원이 넘는 체납구간에서 출국금지 조치가 많이 이루어졌다. 체납액 규모별로 보면, '2~5억원' 사이가 13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10억원(1076명), 10억원 이상(1067명) 순이었다. 출국금지 기준 잣대인 5000만원 구간(5000만원~1억원)은 638명으로 가장 적었다. 수도권에 주소를 둔 이들이 전체의 72%에 달했다. 중부지방국세청 관할 고액 체납자(출국금지)는 1704명이었다. 이어, 인천지방국세청(1050명)·서울지방국세청(857명)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