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월 소비자물가지수 8.5%↑ 또 40년來 최대

1981년 12월 이후 최대치...인플레 잡기 위해 연준 긴축 빨라질 듯

CPI 발표와 연준 공격적 긴축 우려에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다우지수 0.26%↓, S&P 500 0.34%↓, 나스닥 0.30%↓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에 또 다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미국의 CPI 상승 폭인 7.9%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이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8.4%도 웃돌았다. 지난 2월 대비 1.2% 올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분의 절반은 휘발유 가격이 차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원유 공급난 우려 속에 에너지 물가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32% 급등했다.

밀과 옥수수 등 식료품 물가 역시 주요 곡물과 비료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월보다 1%, 전년 동월보다 8.8% 각각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전달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 중고차 가격이 3.8% 하락한 데에 따른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른 고무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의 제약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이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편 이날 발표로 월가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날 뉴욕 주요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에 착수한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데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고 WSJ은 전했다.

이러한 빅스텝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최소 한두 차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아울러 연준이 지난달 예고한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도 내달 본격화할 것이 유력해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6%에 가까운 물가상승률로 연준 목표치 2%를 3배 가량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72포인트(0.26%) 하락한 3만4220.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08포인트(0.34%) 떨어진 4397.45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0.38포인트(0.30%) 밀린 1만3371.57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