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장관, “인도주의 통로 안전성 · 러 약속 이행 여부 판단해야”
美정무차관, 마리우폴 대피로에 나토 동맹 참여 가능성 시사
우크라 부총리, “러시아와 인도주의적 통로 개설 합의”
UNHCR, "난민 국외 500만명, 국내 700만명...4명 중 1명 삶의 터전 잃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현재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상황이 집단 학살 의혹이 제기된 부차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 기자회견에서 "몇 주 전 부차에서 러시아군 퇴각 후 죽음과 파괴, 잔혹 행위가 드러난 것처럼 향후 러군이 마리우폴에서 물러나는 시점에 우리는 훨씬 안 좋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마리우폴의 상황은 처참하다"며 "가능한 한 빨리 위험에 처한 민간인들의 안전한 대피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민간인 대피를 지원할 계획이지만 대피에 앞서 인도주의 대피로가 안전한지,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는지 우크라 정부의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텔레그램에 "러시아 측과 포위된 마리우폴에서 인도주의 통로 설치에 관해 사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마리우폴의 재앙적인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해 우리는 오늘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탈출시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피로 개설과 관련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토 동맹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는 국외로 탈출한 난민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UNHCR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24일부터 개전 55일을 맞는 전날 정오까지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수가 503만4439명이라고 집계했다.
UNHCR은 국외로 탈출한 난민 외에도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국내 난민이 최소 71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 인구가 약 4300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명 중 1명인 12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한 것이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개전 일부터 20일 0시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민간인 수는 2224명, 부상자는 2897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전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서의 집계가 어려워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