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20년만에 첫 재선 승리...“모두를 위한 대통령 되겠다”

마크롱 57∼58% vs 르펜 41∼42% 득표 추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를 16%포인트로 따돌리며 연임에 성공했다.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와 2017년에 이어 5년 만에 겨룬 '리턴 매치'에서 다시 한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마크롱은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국민들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사회의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난까지 덮친 상황에서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의 ‘엘리트’ 리더십에 손을 들어줬다.

앞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개월간 러-우크라 사이를 중재하느라 양 정상과 전화통화만 총 42차례, 회담도 3차례나 가졌다. 이 같은 외교 활약에 힘입어 3월 초 여론조사 땐 지지율이 30%를 웃돌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은 두 사람의 승패가 이념을 초월해서 정치 세력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공화국 전선’의 형성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극우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해온 ‘대선 3수생’ 르펜은 친서민·친노동자 정책을 내놓으며 선거전략을 펼쳤으나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30분 아내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을 둘러싼 샹드마르스 광장을 찾았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 "국민들이 나의 사상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 사상을 막기 위해 투표했다는 것을 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기권한 유권자와 르펜 후보를 뽑은 유권자들을 향해 "이제는 한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만인의 대통령으로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날 오후 8시 마크롱 대통령이 57∼58%, 르펜 후보가 41∼4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는 마크롱 대통령이 58.0%, 르펜 후보가 42.0% 득표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입소스-소프라스테리아가 RFI, 프랑스24와 공동으로 실시해 발표한 투표소 표본 조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58.2%의 득표율을, 르펜 후보는 41.8%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엘라브는 마크롱 대통령이 57.6%, 르펜 후보가 42.4%를 득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16%포인트 내외로 추산했다. 이는 5년 전 르펜과의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이 66.10%를 획득해 33.90%포인트였던 것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결선 투표율은 72% 안팎으로 추정돼 1969년 68.9% 이후 53년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