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엄호·허탕·맹탕 청문회" 한덕수 인사청문회 파행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측이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청문회 보이콧'에 나서면서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8명의 청문위원들이 자료 미제출로 인해 충실한 청문회가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충실한 자료 제출을 전제로 청문회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하게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강 의원은 "몇몇 분이 자료가 두세 배 요청이 많다고 한다. 의혹이 그렇게 많아 검증해야 될 항목과 분야가 많기 때문에 자료 요청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 안 드시나"라며 "일정 변경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이렇게 허술하고 맹탕으로 하는 청문회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고 철저하게 최고 공직 후보자의 검증을 해내는 것이 여야를 떠나 국회 모두의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충실한 자료가 고위 공직자 검증의 대전제이다. 국민 요구에 부응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검증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 12명 중 8명이 자료 제출과 이를 통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청문회를 할 수 있도록 일정 재조정을 요청한 것인데 이런 것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협상을 안 하는 것은 이 국회가 협치의 국회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청문회가 민주당과 정의당의 위원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다면 이것은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단독 청문회이고, 일방적인 청문회일 뿐만 아니라 한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비리, 우리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증해야 될 수많은 사안들에 대해서 엄호하는 청문회, 허탕 청문회,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아울러 "청문회를 진행할 때 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하는 바"라며 퇴장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이번에 한 후보자한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가 1090건이었다"며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세 분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요청된 자료 건수가 200~300건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무려 3배 내지 4배 정도 높은 상당한 자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한 후보자는 자료 요청에 비교적 성실히 응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며 "33년 전 부동산 계약서에 대해서 지금 강 위원님 말씀하셨는데, 10여 년 정도 지나면 계약서 같은 경우는 시효가 지나고 나면 거의 집안 정리를 하면서 없애는 게 거의 모든 집안의 일들일 텐데 33년 전 부동산 계약서를 내라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가 법정 기한에 몰려 있다. 이 기간 동안에 하지 못하면 또 국회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면서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국민들께서 한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업무에 대한 전문성, 경륜, 이런 것을 판단할 수 있도록 기회를 드려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참석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