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국민의힘 '합의안 파기' 시도… "공당으로 비상식적, 협치 포기"
"국회의장 좌고우면하지 마시라"
김성환 "검찰 정상화 대결국면 조성, 인사청문 부실 후보 때문 아닌지 의심"
박주민 "국민의힘 중재안 파기, 소통령 한동훈 장관 후보자 반발 때문인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검찰개혁 법안 중재안에 대해 합의 파기를 선언하자 단독 처리 방침을 밝히면서 강행 의지를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가 윤석열 당선인의 뜻에 따라 무효가 된다면 이는 중대한 헌법 가치 훼손"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헌법 40조에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윤 당선인 측은 뒤로는 국회 합의 파기를 종용하며 정치권에 '헌법가치 수호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며 이중적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윤 당선인) 스스로는 삼권분립의 헌법 가치를 훼손하면서 이렇게 말하다니 대통령 당선인은 헌법 위에 있다는 말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임기 시작도 전에 제왕적 권력이 되어가는 모습에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입법부의 최종적 결정을 당선인 의중만으로 파기한다면, 국회를 거수기 삼은 수십 년 전의 독재 정치로 후퇴하는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합의안 파기 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공당으로서 비상식적일 뿐 아니라 앞으로의 협치마저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국민에게 충성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회가 국민 앞에 약속한 합의안을 준수하기 위해 어제 늦게까지 법사위 소위를 열고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조문 작업을 진행했다"며 "오늘 중에 법사위 심사는 완료될 것"이라고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또 국회의장에게도 좌고우면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며 "중재안을 최종 수용한 정당의 입장에서 서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고, 어렵게 여야가 의원총회까지 거쳐 추인했던 합의문의 무게를 잘 아는 만큼 이제는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게 윤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당선인 국회 출장소' 역할을 자처할 것이 아니라, 합의한 법안처리에 당장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지난 주말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했던 검찰정상화 관련 입법이 한동훈 장관 후보자의 전화 한 통과 윤석열 당선자의 변심으로 좌초위기에 놓였다"고 평가하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했고, 윤석열 당선인의 복심 한동훈 후보자는 이미 소통령이 된 듯한 모습이 보여 너무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이 합의 사항 파기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동훈, 정호영, 이상민, 원희룡, 김인철, 김현숙, 박진 장관 후보자 등등 거의 모든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자의 친구, 심복, 동문 관계로 추천되다보니 전문성이나 도덕성 면에서 적격한 후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윤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실한 후보가 국민검증대에 서는 것보다 검찰 정상화를 둘러싸고 대결국면을 조성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민주당은 당초 여야가 합의한 바와 같이 4월 중으로 반드시 검찰 개혁 입법을 처리함은 물론 인사청문회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철저히 검증토록 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박주민 의원 역시 국민의힘의 합의안 파기에 한동훈 후보자의 뒷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의장 중재안 작성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석열 당선인이 대화를 나눴고 상황과 내용 등에 대해서 '윤석열 당선인이 확인하였다'라는 (언론 보도)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윤 당선인도 의장 중재안에 따른 '여야 합의를 알고 있었고 승인했다'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런데 검사들의 집단 반발과 소통령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반발이 있자, 이러한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자 지금 국민의힘은 나서고 있다"며 합의한 파기의 배후에 한 후보자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윤 당선인은 이제는 검사들이 수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며 "검사들의 이익이 아니라 화합과 협치를 추구하며 국민 전체의 이익을 바라보고, 그런 정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법사위 제1소위원장인 박 의원은 "어제 법사위 논의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중재안을 법문에 반영하기 보다는, 법문에 반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조항들조차도 '반영할 필요가 없다', '단지, 선언에 불과하다'라며 다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오늘 1시부터 다시 법사위 논의가 시작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의장이 중재했고, 여야가 합의한 후 심지어 양당의 의원총회까지 통과한 중재안을 최대한 법문화하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로 최대 고비를 넘긴 듯 했던 검찰개혁 법안이 국민의힘의 갑작스런 합의 파기로 다시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대한 4월 중 입법 처리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단독 처리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안 처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