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왜 60년만에 日보다 韓 먼저 가나"...백악관, “과한 해석 자제”

사키 대변인 "순방 순서 깊이 생각 말라...韓·美는 매우 중요한 관계"

"방한 의제서 北 중요한 부분"...韓 쿼드 합류 가능성엔 "아무 것도 예정된 게 없다"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에 대해 양국 모두가 미국과 중요한 동맹이라며 방문순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달 하순 한국·일본 순방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달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 한국이 첫 국가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0여 년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일본을 먼저 찾게 되는데,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의 많은 대통령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한국을 방문해왔다"면서 "순방 순서 측면에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한국과 일본 모두 강력한 동맹 관계라는 점을 부각해 순방 순서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한 것이다. 이번 방문은 윤 당선인이 맞는 첫 한미정상회담이 미 대통령의 방한으로 성사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29년전인 1993년 7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한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늘 한국 대통령이 먼저 미국을 찾았다.

사키 대변인은 '그럼에도 첫 방문지는 의미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우선 방문이 북한 이슈 집중이나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에 대한 한국 합류 가능성 등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변화의 신호인가'에 대한 질문에 "한·미간 교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미국과 한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십과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쿼드는 쿼드로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매커니즘을 통해 한·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으로 구성된 반(反)중국 협의체 쿼드가 현재로서는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를 받을 경우 한국의 쿼드 합류를 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이 한국을 쿼드에 가입하기 위해 초대하는 것을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엔 "현시점에선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한국이 엄청나게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관계라는 데 주목한다"며 "우리는 역내 및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슈를 놓고 협력하고 있다. 그것이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하순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사키 대변인은 방한 의제와 관련해 "물론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순방이 가까워지면 소개할 게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취임 후 첫 동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한국을 찾은 뒤 22∼24일 일본을 방문한다. 21일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 23일과 24일 도쿄에서 미일 정상회담 및 쿼드 정상회의를 한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 순방에서 한국을 첫 행선지로 택한 것은 그만큼 바이든 정부가 한미관계에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