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사임으로 내각 해산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가 경제위기 속에서 취임식을 마쳤다. 사진:로이터통신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스리랑카에서 반정부 시위가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야권 인사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12일(현지시간)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날 야권 지도자 중 한 명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통합국민당(UNP)의 대표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난 1977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이미 5차례 총리를 맡은 정치인이다.
앞서 고타바야 대통령과 함께 경제난을 유발한 ‘장본인’으로 지목받으며 야권 등으로부터 퇴진 압박에 시달린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지난 9일 사임함에 따라 내각도 자동으로 해산됐다.
마힌다 총리는 2005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지냈으며 지난 2019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동생 고타바야에 의해 총리로 임명됐다.
이날 취임한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 혼란까지 타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네팔 주재 스리랑카대사를 역임한 수미트 나칸달라 반다라나이케 국제연구센터(BCIS)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리랑카에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한 이면에는 자본 형성(capital formation)과 관련한 정부 정책에 여러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비전을 가진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퇴진 압박에 시달리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지난 11일 대국민TV연설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의회로 대부분 분산하기 위한 헌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통합 내각을 꾸려 위기를 극복하자고 밝혔지만, 야당은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타격을 입고 대외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재정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결국 지난달 510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르면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7일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했으며 9일 전국 통행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군부대와 경찰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