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안에 "필요성 높다" 긍정 평가하면서도
"재원조달 방식 따라 재정 규모 달리할 필요 없어"
재정정책엔 "국가채무 증가세 정상화에 중점둬야"
통화정책엔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
◆…KDI는 18일 최근 정부가 편성한 추경안에 대해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보상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재정지원의 규모는 세입 여건보다는 피해 규모를 중심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추경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두고 재정 지출 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놨다. 정부안(총 59조4000억원) 기준으로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물가 안정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36조4000억원인데, 이 재원은 초과 세수(53조3000억원)로 메꾼다. 세금이 더 걷힌 만큼을 피해보상액으로 잡은 것이다. KDI는 이러한 피해보상을 위한 재정지원 규모는 세입여건이 아닌 피해 규모로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KDI는 18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2년 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소상공인 피해 보상과 방역 보강을 위해 편성된 재정지출은 그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임에도,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보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데 목소리를 낸 것이다.
'세수호황' 기대감으로 꾸린 손실보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KDI는 "국채 발행과 초과세수 활용 모두 미래 세대의 가용 재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동일한 차원"이라며 "재원 조달 바식에 따라 재정지출 규모가 달라져야할 당위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보상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재정지원의 규모도 세입 여건보다는 피해 규모를 중심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경제여건이 개선될 땐 재정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단 목소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2차 추경 기준) 국가채무는 1067조원인데, 정부의 중기재정 계획이 바뀌지 않는다면 2025년엔 1407조원까지 치솟는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비율은 49.6%에서 58.1%로 오른다. KDI는 "영업제한 등의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되고 감염병 확산세가 상당히 통제된 현 상황을 감안하면, 피해에 대한 선별적 지원 이외에 추가적인 재정지출의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가채무비율이 장기간 가파르게 오를 경우엔, 국가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도 재정정책 기조 정상화에 이유로 들었다.
특히 통화정책 운용은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단 목소리다. KDI는 "공급 요인에 의한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제약하겠으나,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통화당국은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기준금리를 전짐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추후 경기와 물가 여건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통화정책보다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을 감안해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내 경제기초여건을 감안했을 때 주요국의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엔, '미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을 대응 수단으로 제시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선 "대출 규모가 높은 수준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신용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예방하고 대응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건전성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기조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