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비서실장 '인천공항 민영화 발언'… 지방선거에 불똥 튀나?

이준석·권성동, 민영화 논란 번질까 노심초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지분 민간 매각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영화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기본 생활과 관련된 철도, 전기 등에 대해 민영화 계획이 전혀 없다"며 민영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민영화라는 단어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등의 공기업 지분 30~40%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개인 의견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한 발언이 개인 의견일 수는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미 인수위원회 시절 전력 판매 시장 개방을 발표해 한국전력 민영화 논란을 일으켰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김대기 비서실장을 앞세워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여론을 조성해보려는 것이라면 당장 멈추길 바란다"며 "민영화를 '공공기관 선진화'로 포장하며 밀어붙였던 MB정부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킬 때부터 수상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국가를 기업과 일부 특권층의 수익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가의 필수 공공영역에 대한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주겠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 준다"며 공기업 민영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천 현장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 전기, 수도, 공항 등을 민영화한다는 허위 조작 사실을 뿌렸다"며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직결된 철도, 전기 등에 대해 민영화를 내걸 계획이 전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 역시 이날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선거 운동을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확히 무엇을 민영화하겠다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대해 민주당이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 있어 구체적 공약보다 구호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홍서윤 선대위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는 말장난으로 민영화 논란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 "인천을 찾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민영화에 대한 의혹에 대해 '구호정치, 프레임 정치를 했던 연장선상'이라고 왜곡하고 나섰다"며 "민영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 민영화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대변인은 "30~40%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것이 민영화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이명박 정부 때처럼 '공기업 선진화'라고 포장하면 논란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면 엄청난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인천공항공사 민영화를 인천시민들이 모두 지켜봤다며 "인천시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논점을 흐려 민영화 논란에서 도망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들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짧은 글을 올려 민영화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영화 논란이 지방선거에서 쟁점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