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병원 치료 받기도
정청래, '전직 대통령 사저' 집회·시위 금지 장소 포함하는 법안 발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내려간 시골마을에 보수단체들이 매일 확성기 시위를 벌이고 있어 마을 주민들이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양산 평산마을 주민 신한균씨는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작은 산골 마을에 7~80분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보수단체들이 매일 쌍욕을 하면서 확성기를 새벽부터 틀고 있다"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신 씨는 "소음이 생각보다 아주 심각하다"며 "소음보다 더 괴로운 것은 욕 소리"라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는 방송에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욕들이 새벽부터 확성기를 통해 평산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의 대부분이 욕설이라고 밝힌 신 씨는 확성기를 통해 김정숙 여사가 옷을 사서 우리나라 돈을 엄청나게 낭비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일부 유튜브 방송도 하고 있는데, 욕을 하면 수퍼챗이 들어오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부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토요일 날이 되면 경찰 기동대가 출동하지만, 집시법에 의해 시위를 막지는 못하고, 시위하는 사람들과 욕하지 마라며 항의하는 사람들의 충돌을 막는 정도라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 씨는 또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로 오겠다고 사저 공사를 했을 때, 공사 중 시끄럽다며 반대 플래카드를 걸었던 사람들은 실제 평산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며, 평산 마을 사람들은 일부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마을 사람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이사를 왔고, 이웃사촌이 됐는데 오히려 지켜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전직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집시법 제11조에 보면 집회와 시위 금지 장소가 5군데 나와 있다"며 "여기에 여섯 번째로 전직 대통령의 사저도 넣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어준씨는 법원에서 판결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시위를 할 수 있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시위를 막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평산 마을도 경찰이 그렇게 판단해서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어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인 멘트를 안 하더라도 그냥 지시만해도 해결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씨는 시위라는 게 약자가 권력자를 향해 하는 것인데, 문 전 대통령은 아무런 권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시위가 아니라 그냥 괴롭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의원 역시 자신이 법안을 냈는데 개정되려면 몇 달이 필요하다며 그 전에라도 경찰이 이런 부분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비서실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확성기 시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