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즉위 70주년 '플래티넘 주빌리' 폐막...여왕, 재위 의지 밝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가 막을 내린 가운데 여왕은 앞으로도 계속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플래티넘 주빌리'의 마지막날인 이날 여왕은 초록색 옷을 입고 모자를 쓴 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버킹엄궁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버킹엄궁 앞 도로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여왕이 나타나자 환호하고 영국 국가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불렀다.

여왕은 행사 후 성명을 통해 "모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진 못했지만 마음은 여러분과 함께 있었다"며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계속 섬기겠다"고 했다.

96세 고령의 여왕은 첫날 군기분열식 때 발코니에 나와서 두 차례 인사하고 저녁에 윈저성에서 불 켜는 행사에 참석한 뒤엔 일정을 모두 취소해 건강에 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여왕 즉위 70년간 영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참가자 1만 명, 3㎞ 길이의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퍼레이드에 앞서 전국 곳곳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함께 어울리고 식사를 하는 '빅 주빌리 런치' 행사가 개최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대영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마지막 인물로 여겨진다. 70년이란 재위 기간은 1000년가량 이어진 영국의 선왕 중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그는 1952년 아버지 조지 6세가 사망하자 25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1945년 공주 신분으로 입대해 운전병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그는 재위 기간 중 윈스터 처칠을 시작으로 14명의 영국 총리, 14명의 미국 대통령과 일했다. 1·2차 세계대전, 베를린 장벽 붕괴, 유럽연합(EU) 결성, 영국의 EU 탈퇴 등 역사적 현장과 함께 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