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총기규제 입법협상 타결...바이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

미국 내에서 잇단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총기 규제 관련 입법 협상을 타결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 10명이 포함된 양당 20명의 상원의원은 안전한 총기 사용 원칙과 연관된 합의를 달성했다.

합의안에는 '레드플래그법(red flag laws)' 시행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플래그법은 타인에 위해를 가할 염려가 극도로 큰 사람에 대해 가족·경찰 등이 연방법원에 일시적 총기압류 명령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으로 현재 미국 50개주 중 19개주에서 시행 중이다.

상원에서 총기 규제 입법 협상을 진행해온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 등 20명의 상원의원은 이날 이른바 '레드플래그(red flag)법'을 시행하는 주(州)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총기 규제 관련 방안에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해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합의안에는 또 총기 구매하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내용과 학교 안전 및 정신 건강 프로그램 강화 방침도 들어가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측이 요구해 온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등과 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공격용 소총 및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나 공격용 소총을 구매할 수 있는 나이를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해줄 것을 의회에 거듭 요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필요한 조치가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걸음이며 지난 수십 년 간 의회를 통과한 가장 중요한 총기 안전 법안이 될 것"이라면서 "초당적 지지가 있는 만큼 상·하원에서 법안 처리를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의안에는 공화당 의원 10명도 서명하면서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외신들은 현재 미국 상원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으로 양분돼 있어 법안 통과에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해 왔었다. 공화당이 총기 규제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달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등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날 미국 전역에서는 의회의 총기 규제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기도 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