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北핵실험시 강력히 대응…군사대비태세 조정 준비돼"

한미 외교장관 회담...EDSCG 조기 재가동 등 확장 억제 방안 논의

美국무 "北, 노선 바꿀 때까지 대북 압박 이어나갈 것"

박진 외교, “北 핵실험 준비 완료한 것으로 본다...추가 도발은 고립을 자처하는 것”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노선을 바꿀 때까지 대북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장관급 회의를 위해 워싱턴DC를 찾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우리의 목표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동아시아) 지역과 세계"라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노선을 바꿀 때까지, 미국은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모든 비상사태에 대응해 장·단기적으로 군사 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일본에서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윤석열 대통령의 오는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미 연합훈련 확대 등도 양국간 동맹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에 감사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한해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4000명 이상의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이같은 한미 동맹의 영향력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핵실험을 포함한 어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고 정치적 결정만이 남아있다고 본다"면서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그것은 오직 한미 양국의 강력한 억지책과 대북 제재를 불러올 뿐,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이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 협의체는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함께 구체적인 확장 억지책이 될 것이고 현존하는 조치의 허점을 막아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연합훈련 규모 확대, EDSCG 재가동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토니 블링컨 장관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생산적이고 포괄적인 대화를 주고 받았다"며 "현재 한미는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북한의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확산, 식료품과 에너지 분야에 있어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기후변화 위기 등 여러가지 복잡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한미 장관급 회의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때 논의 됐던 현안을 다시금 확실히 다지고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보다 유연하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또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의 의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한국은 미국과 함께 러시아의 불법적인 행동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며 "인태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IPEF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한미 EDSCG가 수 주 내로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중국과 러시아 개인들을 계속해서 제재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장관 역시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일본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