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인지뢰 사용 금지...'휴전상태' 한반도는 허용"

미국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 지뢰 사용을 금지하고, 한반도의 방어에 필요하지 않은 대인 지뢰 비축량은 모두 파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대인 지뢰(APL)에 대해 오타와 협약의 주요 조항과 일치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뢰를 생산하거나 사용, 비축하지 않으며, 지뢰 탐지나 제거를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인 지뢰의 수출이나 이전을 금지한다.

백악관은 한반도를 예외로 둔 것과 관련,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과 한국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미국의 대인 지뢰 정책 변경에 한반도를 포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미국은 대인 지뢰에 대한 물질적·작전적 대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동맹국인 대한민국의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한반도를 예외로 설정한 것은 비무장지대의 지뢰는 한국 정부의 관할이지만, 우리는 한국의 방위에 책임이 있다"면서 "오타와 협약에 따르면 지뢰 사용을 돕거나 권장할 수 없고, 이런 차원에서 한국은 예외"라고 말했다.

1997년 12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체결된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가 무고한 민간인들의 인명 살상을 유발하고 별다른 전술적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이의 사용과 생산, 비축을 금지한 국제조약이다.

지난 1999년 3월 1일 40개국이 비준하면서 발효됐으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비롯해 160여 개국이 가입해 있으나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한국과 북한 등 33개국은 이 협약에 서명과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2014년 9월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겠다며 바이든 행정부와 유사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당시에도 '한반도 예외 정책'을 이유로 오타와 협약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이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부가 대인 지뢰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물론, 국제 비상사태에 맞서 동맹국으로서 방위 공약 이행 능력을 보장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미국이 오타와 협약에 가입하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미국은 1993년 이후 재래식 무기 제거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계에 매설된 대인 지뢰와 전쟁 잔해물을 제거하기 위해 100여 개국에 4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의 지도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지속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