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국장, "전쟁 교착상태...푸틴 여전히 우크라 전역 노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역을 손에 넣길 원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점령지를 고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주최 대(對)러시아 수출통제 회의에 참석한 헤인즈 국장은 미국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DNI는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 개 연방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후 시나리오를 △러시아가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우크라이나가 남부 헤르손 등 러시아 점령지 일부를 회복하고 전선을 안정시키는 것 △교착 상태 등 3가지로 분석했다.

헤인즈 국장은 이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야금야금 전진만 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큰 전환점은 만들지 못하는 ‘교착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마디로 상황은 ​​매우 암울하고,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강경하다"면서 "앞으로 상당기간 러시아군은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점령했으며, 전선이 1100km에 달한다면서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저항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인즈 국장은 4개월이 넘는 전쟁의 장기화로 쇠약해진 러시아 병력으로 인해 이미 점령한 루한스크, 도네츠크, 그 밖의 남부 지역 점령지를 고수하는 데 그치고,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서부 오데사에 대한 공격 재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입은 손실을 복구하고 군을 복구하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 기간에 그들은 비대칭적 수단들에 더 의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헤인즈 국장은 푸틴 대통령의 당면 최우선 순위는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고 우크라이나군을 붕괴시킴으로써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저항과 동요를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인즈 국장은 또 러시아가 그들의 힘과 영향력을 전 세계에 투사하고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 에너지 통제, 핵무기 등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헤인즈 국장의 발언에 대해 서방국가들의 무기와 군사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역전 시키기에는 역부족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대화에서 이번 전쟁이 연말까지는 끝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