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가상화폐 투자실패로 빚더미...개인회생 변제금에서 제외된다

최근 주식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 실패로 개인파산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자 '조양 일가족 사건'처럼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실무준칙이 마련됐다.

1일부터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회생절차에서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실무준칙을 시행한다.

개인회생제도는 일정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3년간 일정 금액을 갚으면 법원이 나머지 채무를 줄여 주는 제도다. 지금까지 법원은 청산가치 평가 기준인 재산에 투자 손실금까지 포함해 계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실무 준칙에 따라 앞으로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재산에 포함되지 않게 돼 채무자가 갚아야 할 금액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한 주식이 폭락해 5000만원을 손실하고 5000만원이 된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손실액을 제외한 5000만원이 채무자의 변제금으로 계산된다. 변제금은 개인회생 신청자가 앞으로 갚아야 할 총금액을 말한다.

다만 투자 실패 명목으로 재산 은닉이 의심될 경우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은 20~30대 청년층의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개인회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파탄과 도산 신청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해당 실무 준칙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새 실무준칙에 따라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경제적 고통을 받는 많은 2030 채무자들의 경제활동 복귀의 시간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돈으로 투자)' 비중이 높은 2030세대의 경우 투자 실패에 따른 심리적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보고 개인회생 제도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개인의 투자 손실금까지 변제해 주는 것은 과도할 뿐 아니라 '빚투’(빚내서 투자)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