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룰' 놓고 내홍 깊어지는 민주, 국회의원 등 45인 비대위 결정 성토

전준위 결정 뒤집은 비대위 성토

지도부 선출, 당원에게 맡겨야

비대위 결정은 혁신과 쇄신 자체를 파괴한 것

당의 주인은 당원, 당 대표 선출 '전당원 투표' 요구

전당대회 룰을 놓고 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남국 의원 등 민주당 국회의원과 정다은 경주시 지역위원장 등 43명은 5일 공동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비대위가 당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훼손하는 결정을 한 점과 만족하기 어렵지만 그나마 한걸음 나아간 전준위의 결정을 비대위가 뒤집은 것을 지적하기 위해 자리에 섰다"며 비대위 결정을 성토했다.

이들은 "어제 오후 민주당 비대위가 결정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 방식을 매우 실망스럽다"며 "400만 당원이 염원했던 혁신과 쇄신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당원들의 투표권을 제한함으로써 민주주의 원칙마저 훼손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가 의결한 내용 중 문제가 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며 "본선 진출 후보를 중앙위원급 위원들의 투표만으로 결정하는 것과 최고위원 투표 시 두 표 중 한 표는 반드시 자신이 속한 권역 출신 후보에게 행사토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첫째, 비대위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전준위에서 결정한 국민 여론조사 30% 반영안을 뒤집고 중앙위원급 위원 투표 100%를 의결했는데, 이는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심도 있게 논의하여 마련한 당 혁신안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중앙위원급 위원만으로 예비경선을 치르게 되면, 당내 기득권 세력들의 의지가 담긴 후보들만을 투표에 부치게 되는 문제를 지속하게 되며, 이런 비대위의 결정은 오랜 기간 지적되어온 당내 기득권 지키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당 지도부 선출에 당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이에 대해 전준위가 여론조사 30%를 반영하여 보완하려 했으나, 비대위가 막아선 것이다. 극소수 중앙위원급 위원들로 전당대회 본선 진출 기회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라고 지적했다.

둘째, "최고위원 선출 시 1인 2표를 행사하게 되는데, 이중 1표를 자신이 속한 권역 출신 후보에게 행사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당원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이자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당 지도부의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제시한 것처럼 보이는데, 오히려 지역주의가 부활하고 우리 당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정당으로 갇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렇게 되면 지도부는 권역별 대표자 연합체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도부가 전국적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표권 행사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아닌 민주적 과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비대위가 내세운 지역 균형의 명분이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영남권은 호남권에 비하여 의석 수와 권리당원 수 모두 절대적으로 적은 상황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권역에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하도록 강제한다면, 영남권이 오히려 역차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그뿐만 아니라 전국을 지역구로 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후보자로 출마하거나, 해외에 거주 중인 당원이 투표권을 행사할 때 어느 권역으로 배정될지도 불분명하다"며 "자신의 권역에서 출마한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비대위의 결정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대위의 횡포에 안규백 전준위원장이 사퇴했다"며 "안 위원장은 전준위가 제안한 안에 대해 비대위는 사전 교감조차 없었고, 전준위에서 이미 여러 우려를 감안해 논의하지 않기로 한 사안을 부활시킨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전준위를 무력화하고 어떠한 논의나 교감 없이 비대위 마음대로 당 지도부 선출 방식을 결정한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어제 비대위의 결정은 국회의원 등의 당내 극소수가 당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당원과 국민 앞에서 호소했던 혁신과 쇄신은 대체 어디로 간 것입니까? 전준위가 혁신과 쇄신에서 후퇴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면 비대위는 혁신과 쇄신을 위한 시도 자체를 파괴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 의원과 지역 위원장들은 특히 "당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의 주인인 당원에게 당의 대표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졸속 의결한 비대위의 결정을 거두고, 모든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원 투표'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공동선언에는 강민정, 권인숙, 김경만, 김병기, 김남국, 김병욱, 김승원, 김용민, 김윤덕, 김의겸, 김정호, 문정복, 문진석, 박범계, 박성준, 박주민, 박찬대, 신정훈, 안민석, 양이원영, 유정주, 이동주, 이수진(동작), 이수진(비례), 이용빈, 이재정, 이탄희, 이해식, 임종성, 장경태, 전용기, 정성호, 정청래, 정필모, 조정식, 주철현, 천준호, 최강욱, 최혜영, 한준호, 허종식, 홍정민, 황운하 국회의원(가나다 순), 정다은 경주시 지역위원장, 정용운 상주문경 지역위원장 등 총 45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