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정제마진 최고 30달러 육박…2분기도 정유업계 호실적 전망
정치권 초과이익 환수 거론…"정유사, 유가급등 충격 수출로 상쇄"
◆…2022년 상반기 정제마진 추이. 자료=증권업계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운반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 수익성과 직결되는데 보통 배럴당 4~5달러 내외가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된다.
7일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초 배럴당 6달러 내외 수준을 기록하던 정제마진은 1분기 말 10달러를 돌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최저점이 5.5달러 수준으로 BEP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2분기에 접어들어 4월 말 20달러로 역대 최고수준까지 훌쩍 뛴 뒤 20달러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달엔 주마다 최고치를 기록했고 말미에 29.5달러로 3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주에는 22달러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한 강세를 내비쳤다.
정제마진의 상승세는 유가와도 궤를 함께 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올 1월 평균 배럴당 87.5달러를 기록하다 1분기 말 106.0달러로 뛰었으며 5월 117.1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2분기 평균은 112.7달러 수준이다.
다만 6월 중순 이후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점을 찍은 뒤 100달러 초반대로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제마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석유제품 수급 차질 등의 영향에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2021~2022년 국제유가·정제마진 추이.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증권업계
이 같은 상황에 정치권에선 정유사에 대한 초과이익 과세인 소위 '횡재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석유·가스업체에 대한 25% 초과이윤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이탈리아, 헝가리 등은 이미 부과 중이고 미국 역시 최근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유업계의 고통분담을 언급했고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유사의 초과이익 최소화, 기금출연을 통한 환수 방안 등을 거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유사들이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 배 불리려 해선 안 된다"면서 고통분담 의견에 힘을 실었다.
횡재세 도입에 대해 일각에선 해외와 국내 정유사의 산업구조적 차이가 있으나 기업에 일방적인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선 원유 개발, 시추, 제품 판매 등 전 과정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정유사는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판매하는 만큼 고유가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정유사의 정유부문 이익의 상당량은 재고관련 이익이 잡힌 것으로 유가 하락 시 재고관련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2020년 주요 산유국간 대립으로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20달러대로 역대 최저치로 급락하고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며 부진했던 수요에 정제마진이 1년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1~2달러 내외로 BEP에도 못 미치면서 정유 4사 합산 영업손실이 5조 320억원에 달할 정도로 최악의 시기를 보낼 당시 손실보전 등의 지원이 없었던 만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횡재세와 관련해 "지난달 한국 수출품목 1위는 반도체, 2위는 석유제품이며 수입품목 1위는 원유로 한국은 유가급등의 충격을 석유제품 수출로 상쇄 중"이라면서 "국내 정유사의 경제적 충격 방어막 역할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부터 정유사가 창출하는 대규모 이익이 향후 재활용 플라스틱, 수소,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와 M&A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국내 에너지 업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