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 로이터>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선거 결과를 두고 투표일 이틀 전인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습 사망이 보수표의 결집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개표 상황과 출구 조사, 판세 취재 등을 근거로 정당별 확보 의석을 중간 집계한 결과, 11일 오전 4시 50분 현재 이번에 새로 뽑는 125석 가운데 여당이 76석(자민당 63석, 연립여당인 공명당 13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절반인 63석만 넘어도 승리하는 선거였는데, 자민당에서만 63석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간판으로 압승을 끌어낸 기시다 총리는 향후 당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임기가 3년 남아 있어 이번에 선거 대상이 아닌 여당 의석(70석, 자민당 56석, 공명당 14석)을 합하면 이미 146석을 확보해 참의원 전체 의석의 과반(125석 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이미 기존 여당 의석수(139석, 자민당 111석, 공명당 28석)보다 7석을 늘린 상황이다.
또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개헌 세력'은 개헌 발의 요건인 3분의 2(166석)를 넘는 176석을 확보하면서 향후 개헌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들 4개 정당의 선거 전 의석은 166석이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고물가 대응 부실 문제 등을 제기하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했지만 16석을 확보해 기존 의석(22석)을 합해 38석에 그치고 있다. 선거 전(45석)보다 의석을 잃었다.
아베 전 총리가 사망 직전 지원 유세를 했던 나라현의 자민당 사토 케이 후보도 41%가 넘는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이 확정됐다. 또한 선거에서 승리 한 여성 후보자는 35명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라고 NHK는 전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투표일 직전 아베 전 총리가 숨지면서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한 데다, 30%가 넘는 부동층 가운데 상당수가 자민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기시다 총리는 "헌법개정에 대해서는 종래부터 얘기한 대로 가까운 시일에 할 것을 자민당이 제안했다. 꼭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거 후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표로 한 아베 전 총리 조문단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의 고위급 인사 방일이 예정돼 있어 기시다 총리가 한일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해 대화에서 유연성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기시다 내각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한일 역사 갈등 현안을 다루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