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출범식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이 격려사를 통해 “신한EZ손해보험의 공식 출범은 디지털을 통해 고객의 일상에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연결하고자 하는 신한금융의 새로운 노력을 의미한다”며 “EZ(easy, 쉬운)라는 새로운 사명은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이라는 그룹의 비전을 담은 만큼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의 규칙을 새롭게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한EZ손해보험 강병관 사장도 “신한EZ손해보험을 고객의 실생활과 금융을 보다 쉽고 빠르게 연결하는 일상생활 리스크 관리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2년 간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보험 부분에서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반사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손해보험사들의 순이익은 1조65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5.4% 성장했다. 하반기에도 실손보험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신한EZ손보도 스타트업 등 새로운 영역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신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업권 전반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계의 의견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013년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회사로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의 경우 출범 이후 줄곳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49억8700만원 ▲2014년 166억5900만원 ▲2015년 211억8900만원 ▲2016년 174억9000만원 ▲2017년 187억1800만원 ▲2018년 168억3300만원 ▲2019년 150억7600만원 ▲2020년 131억6100만원 ▲2021년 158억9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누적 적자가 약 1400억원에 이른다.
2019년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회사로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캐롯손보의 경우 ▲2019년 90억8900만원 ▲2020년 381억2000만원 ▲2021년 649억6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액이 약 1122억원에 달한다.
신한EZ손보는 인터넷 전용 보험사가 아닌 종합손해보험회사이기 때문에 교보라이프플래닛이나 캐롯손보와는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역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A손보사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부문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데 빅4가 전체 90%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보상망 및 본체 확장도 필요한데 그런 규모를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B손보사 관계자도 “BNP파리바카디프 손보는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 시절의 미결 건을 처리하는 것을 우선으로 영업행위를 했고 보상조직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상조직을 갖춰 MG손해보험이나 하나손해보험 수준으로 올리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C손보사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손보사를 인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손보업권의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일단 라이센스를 취득해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도 “신한금융그룹은 신한EZ손보 출범으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며 “손보업계는 가입자가 줄고 있지만 금리인상기에 들어서면서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구색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