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융감독원은 작년 9월 1일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인 9개 증권사에 대해 호가를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준 혐의로 48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조치를 사전통지한 바 있다.
이후 증선위는 총 6차례의 회의를 통한 심의 결과 시장조성자의 의무 이행에 수반되는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서는 시세변동에 대응한 호가의 정정·취소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의 호가 정정·취소율(96.68%~99.55%)이 미국 등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승인한 제도 하에서 시장조성자의 특정 행위 유형이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전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증선위는 설명했다.
작년 9월 금융감독원이 9개 국내외 증권사에 과징금을 통보할 당시에는 이들이 과도하게 호가 정정·취소를 빈번하게 하는 등의 '시세관여 시장질서 교란행위' 혐의가 있다고 봤다.
자본시장법상 거래 성립 가능성이 희박한 호가를 대량으로 제출하거나 호가를 제출한 후 해당 호가를 반복적으로 정정·취소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행위는 제178조의 2 '시장질서 교란행위 금지' 조항에 해당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시장조성제도에 따른 규정을 지켰을 뿐인데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몰렸다며 반발했다. 또 이를 계기로 한국거래소는 작년 9월부터 시장조성 의무를 면제해 현재까지 시장조성제도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장조성자 제도는 거래소와 증권회사가 1년에 한 번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정한 종목(시장조성 대상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양방향의 호가를 제시하도록 하여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다.
한편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이번 증선위 심의내용을 감안해 시장조성자 모집공고와 선정 등의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시장조성활동을 재개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조성호가에 대한 점검주기를 종전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하고 알고리즘을 이용한 초단기 매매에 대한 시장감시업무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