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중산층 세부담 완화 분야-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한 '2022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서민·중산층 세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세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을 상향 조정하고, 근로자의 식대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확대한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점심뷔페 식당이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중·저소득 근로소득자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8800만원 이하 구간이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해당 과표 구간은 200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는데, 최근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서민·중산층의 부담이 커졌다는 고려해 정부가 손질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식비 비과세 한도도 오르면서 근로자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의 양은 더 줄어든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2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소득세 과표 12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원으로 오른다. 세율은 현행(6%)과 같다. 근로소득자의 대부분이 속한 과표 4600만원 이하 구간은 5000만원(세율 15%)으로, 다음 소득 구간은 5000~8800 이하(24%)로 바뀐다. 총급여액이 3000만원이라면 근로소득세는 8만원 줄어든다. 총급여가 5000만원, 7800만원일 땐 각각 18만원, 54만원씩 감소한다. 기재부는 "세액은 부양가족 수, 소득·세액공제 수준에 따라 근로자별 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소득세 과세표준 조정에 따른 세부담 변화. 자료 기획재정부)
총급여액이 1억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는 현 5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제도는 총급여에서 각종 소득공제를 적용한 후, 세율을 곱한 뒤 나온 산출세액이 13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산출세액의 55%를, 130만원 넘으면 초과금액의 30%를 세액공제 해주는 제도다. 무한대로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공제 한도(총급여 3300만원 이하 74만원, 7000만원 이하 66만원, 7000만원 초과 50만원)가 정해져있다.
또 근로자의 식대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는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오른다. 한 달 식대로 20만원을 지급받고 평균적인 소득·세액공제를 적용했을 때 총급여액 4000만원 근로자는 약 18만원, 8000만원이라면 약 29만원의 근소세가 줄어든다.
근로·자녀장려금 재산요건 완화
다자녀가구 車 개소세 면제 신설
신용카드 소득공제 지원 강화
근로·자녀장려금의 재산요건이 현 2억원 미만에서 2억4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재부는 "그간의 주택가격 변동 등을 감안해서 재산요건을 20% 수준 인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지급액도 오른다. 근로장려금을 받는 단독가구는 165만원(현 150만원), 홑벌이가구는 285만원(260만원), 맞벌이가구는 330만원(300만원)이다. 부양 자녀 1명당 최대 70만원을 주던 자녀장려금의 지급액도 80만원으로 올린다. 이 조치로 약 66만400가구(근로장려금 60만 가구, 자녀장려금 6만4000가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조세지출 규모는 약 1조1300억원에 이른다.
◆…(자료 기획재정부)
다자녀 가구(18세 미만 자녀 3명 이상을 양육하는 가구)가 승용차를 샀다면, 300만원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했을 때 최대 429만원을 덜 낸다. 출고가격 약 8000만원 이하 차량(탄력세율 3.5% 가정)에 붙는 세금은 전액 면제된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내년 1월 1일 이후 제조장에서 반출되거나 수입신고 된 차량부터 적용된다. 기재부는 "탄력세율(5→3.5%·2022년 말까지 적용, 100만원 한도)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를 계산한 후 다자녀가구에 대한 개소세 면제는 추가 적용된다"며 "친환경승용차 감면 등 다른 개소세 감면제도도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가령, 다자녀가구가 하이브리드승용차를 구입한다면 400만원 한도 내에서 개소세를 면제 받는다.
◆…(자료 기획재정부)
대부분의 직장이 연말정산 혜택을 받고 있는 신용카드(체크·현금 포함) 공제제도는 2025년 말까지 3년 더 연장된다. 또 기본공제 한도를 급여 수준별 2단계(현 3단계)로, 추가공제 한도를 통합한 게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내년부턴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구간은 300만원, 7000만원 초과 구간은 250만원의 기본 공제를 받는다. 전통시장·대중교통·도서 및 공연 등 항목별 100만원씩 적용되던 추가공제 한도는 급여 수준에 따라 300만원(총급여 7000만원 이하)·200만원(7000만원 초과)로 합쳐진다. 총급여 7000만원 근로자의 공제대상 금액이 전통시장 130만원, 대중교통 50만원, 도서·공연비 120만원이라면 현재는 250만원까지만 공제가 가능한데, 앞으론 300만원까지 공제받는다. 또 올 하반기(7~12월) 대중교통 사용분 소득공제율이 40%에서 80%로, 도서·공연 등 사용분(30% 공제율) 대상에 영화관람료도 들어간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 700→900만원으로 늘려
20년 일한 직장서 퇴직금 5000만원, 세금 0원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오른다. 현재 연금계좌(연금저축+퇴직연금계좌) 납입액에 대해 일정 금액을 한도로 12%·15%(총급여 5500만원 이하)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연금저축 납입한도가 400만원(퇴직연금 포함시 700만원)에서 600만원(900만원)으로 오른다. 운용수익에 대해 수령 시까지 과세가 이연되며, 수령(5년 이상 불입, 55세 이후에 인출 개시, 10년 이상 분할 인출 요건 충족시)할 땐 연 1200만원 이하 연금소득에 대해 3~5 저율·분리과세가 이루어진다. 기재부는 "우리나라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외국보다 낮은 편으로 사적연금 납입액 증가 유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1주택 고령가구의 주택 다운사이징 차액에 대해 IRP(개인형퇴직연금) 추가납입(1억원 한도)도 허용된다.
근속연수별 공제금액이 확대되면서 퇴직소득세 부담도 줄어든다. 만약 10년 동안 근무한 직장을 퇴직하면서 퇴직금 5000만원을 받았다면 약 146만원의 퇴직소득세를 내야하는데, 개정안에 따라 80만원으로 줄어든다. 20년 근무했다면 내야 할 퇴직소득세는 없다(현행 기준 59만원). 근로소득과는 달리 퇴직소득은 실현될 때 한꺼번에 과세하는 구조다. 퇴직금은 근속연수에서 나눈 금액에 대해 12%를 곱해 연봉개념으로 환산해서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금액공제를 거쳐 12로 나눈 후 근속연수를 곱하면 퇴직금에 대한 세금이 나온다.
다음은 서민·중산층 세부담 완화 관련 소득세·조세특례제한·개별소비세법 개정안 주요 내용.
■ 월세 세액공제율 상향 = 무주택 세대주가 부담하는 월세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최대 12%에서 15%로 오른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15%, 총급여 5500~7000만원 구간은 12%다.
■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 상향 =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제한도가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오른다.
■ 공동주택 관리용역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 연장 = 일반 국민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특례적용 기한이 2025년 말까지 연장된다.
■ 행복기숙사의 시설관리운영권 및 기숙사비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 연장 = 대학생 거주비 부담 완화를 위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행복기숙사 실시협약 체결기한이 3년 연장된다(2015년 1월~2025년 12월까지).
■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 확대 = 대학입학 전형료, 수능응시료를 교육비 세액공제(15%)에 포함한다.
■ 영유아용 기저귀 및 분유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 폐지 = 영유아용 기저귀·분유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영구 면제된다.
■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기한 연장 =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특례적용 기한이 2024년 말까지 연장된다. 감면한도는 하이브리드차 100만원(대당), 전기차 300만원, 수소차 400만원이다.
■ 기부금 세액공제율 한시 상향 = 기부금 세액공제율 한시 상향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 기부한 금액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 공제율이 20%로, 1000만원 초과분 공제율이 35%로 각각 5%포인트 올라간다.
■ 농어업용 기자재 등 영세율 및 면세 적용기한 연장 = 농어민 영농·영어비용 경감 지원을 위해 특례적용 기한이 2025년 말까지 연장된다.
■ 도서지역 세제지원 = 도서지방의 자가발전에 사용할 목적으로 공급하는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이 2025년 말까지 연장된다.
■ 운송업 세제지원 = 개인택시운송사업용으로 간이과세자에게 공급하는 자동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적용기한이 2025년 말까지 연장된다.
■ 고령층·장애인 세제지원 = 고령층 등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기업과 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대한 세액감면 적용기한을 3년 더 연장한다(2025년 말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