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공개 체납처분 회피 사례
-타인명의 재산 은닉·'납부능력 없다' 배짱 유형 등 다양
7일 국세청이 밝힌 고의 체납처분 회피자들의 체납사례 가운데에는 가족과 공모해 무려 7차례에 걸쳐 자금세탁을 거치는 등 교묘하게 세금을 회피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재산을 남의 명의로 은닉하는 수법을 통해 부동산 투기조사로 추징당한 88억원이나 되는 세금을 의도적으로 체납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날 지난해 고의 체납처분 회피자들에 대한 세금징수·채권확보 실적을 공개하면서 이같은 일부 체납자들의 체납수법 및 징수사례를 밝혔다.
다음은 국세청이 밝힌 고의 체납세금 징수 사례.
■ 자금세탁 등으로 체납징수 회피
서울 송파구에서 운동기구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체납자 A씨는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등 9억원을 고의로 체납한 경우.
A씨는 자금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체납발생 직전에 36개의 정기예금 계좌에서 수십억원을 인출, 동생·어머니 등 가족 명의의 계좌로 자금을 옮기는 등 7차례에 걸쳐 자금세탁을 한 뒤 동생 명의로 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취득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A씨가 동생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제보를 지난해 5월 입수한 뒤 예금계좌 조회결과를 바탕으로 A씨 가족의 자금흐름 추적조사에 착수, 자금세탁 전모를 파악한 뒤 A씨 동생의 토지분양권이 실질적으로는 체납자가 취득한 재산임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A씨 동생 명의의 토지분양권에 대해 가압류를 한 뒤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 중이며, 별도로 체납자 동생에게 토지분양권을 양도한 이에 대해 과소신고한 양도소득세 2.2억원도 추징했다"고 밝혔다.
■ 남의 명의로 부동산 은닉해 징수 회피
대전 서구에서 차명으로 투자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B씨의 경우는 무려 88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뒤 남의 명의로 재산을 숨겨 징수를 회피한 사례다.
B씨는 부동산 투자자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해 토지를 취득한 뒤 건설업체 등에게 단기 양도하는 수법으로 토지거래를 해오다가 국세청의 부동산 투기조사로 이같은 세금을 추징당한 뒤 투자자의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숨겨 고의로 체납처분을 회피했다.
이에 국세청은 B씨 및 투자자의 투자자금 정산내용 등에 대해 심층분석한 뒤 직접조사에 착수해 B씨의 재산을 확인했으며, 소유권 변동소송을 거쳐 압류한 재산의 공매 등을 통해 일단 26억원 가량의 세금을 징수할 예정이다.
■ '납부능력 없다' 이유 내세워 체납
충남 천안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해온 C씨는 '납부능력이 없다'며 체납세금 납부를 회피한 대표적인 사례.
C씨가 부동산 매매에 대한 양도세 16억원을 체납하자, 국세청이 C씨가 보유한 부동산을 압류했지만 선순위 근저당 등 채권이 이미 많이 설정돼있어 사실상 세금 징수는 어려운 상태였다.
이에 양도대금 조사에 나선 국세청은 C씨가 한 법인에 고가 부동산을 매도한 점을 밝혀내고 이에 대한 잔금 31억원을 압류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포착해 금융대출일정을 파악, 16억원의 세금을 전액 현금으로 징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