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현황 누락에 금감원 “지난 내용 확인해 공시하겠다”
규정 위반하면 과태료, 불공정거래 연계 시 형사처벌도
90일 이상 대차 시 보고의무...상환기간 간접 제한
과열종목 지정 확대...공매도 금지 효과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 공매도 적발, 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윤병준 대검찰청 반부패부 과장과 안승근 금융감독원 조사국장, 이승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본부장보가 배석했다.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들이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차입공매도는 합법이지만 규정 위반 시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며, 불공정거래와 연계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28일 불법공매도 근절 관련 브리핑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합법인 차입공매도를 했지만 시스템상 실수가 있어서 이를 지적하고 과태료를 부과한 케이스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도 주문이 난 것이기 때문에 이게 공매도냐, 매도냐에 따라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과거 사건에 대해 더이상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차입공매도 주문 시 공매도를 매도로 표기해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실제 납부한 과태료는 8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메리츠증권(1억9500만원), 신한금융투자(7200만원), KB증권(1200만원) 등 증권사들도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이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안과 금감원 홈페이지 제재 공시에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위 측은 “보통은 미공개로 해도 3~6개월 뒤에는 공개되는 것으로 안다. 안건 제목에 증권사가 아닌 종목명으로 기재돼 있어 못 찾으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측은 “금융회사와 그 직원에 대한 제재현황을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조사 쪽에서의 금융회사의 제재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 아직 정확하게 올리지 못한 것 같다. 지난 것을 다 확인해서 다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차입공매도를 하면 1년 이상 징역이나 부당이득액의 3~5배 벌금 조치가 내려진다. 금융당국은 합법인 차입공매도에 대해서도 규정을 위반하거나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경우 주목하고 있다.
대차거래정보를 5년간 보관하고 공매도 주문 시 별도 표시를 하는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세조종, 내부정보 이용,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와 연계된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이날 금융당국은 공매도 제도 개선책도 내놨다. 개인투자자 공매도 담보비율 인하(140%→120%)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확대, 장기·대량 공매도 투자자 모니터링 강화 등이 골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관간 대차거래 시 법적인 규제는 없지만 보통 105~120%의 담보비율을 적용하는데 개인의 경우 감독 규정상 140%로 돼 있다”며 “이런 차이가 나는 부분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140%가 너무 과한 측면이 있어서 120% 정도로 인하하는 것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상환기간의 경우 90일+a를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대주거래 시 90일 만기가 있지만 만기연장이 가능해 상환기간에 부담이 없다”며 “기관·외국인의 만기를 90일로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있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는 규제를 기관간 시장에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 대안으로 장기·대량 공매도 투자자 모니터링 강화를 제시했다. 90일 이상 장기대차나 대량 공매도 투자자에 대해 상세 대차정보 보고의무를 부과해 기관·외국인이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지 못하게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관간 대차는 평균 70일 정도다. 90일 경과 시 금융당국에 보고토록 해 집중 모니터링한다면 사실상 90일 넘게 대차하는 게 어려워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확대가 일부 종목에 대한 공매도 일시정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비중이 30% 이상인 종목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공매도 금지일 5% 이상 주가 하락 시 금지 기간을 자동 연장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주가가 많이 하락하거나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종목에 대해 다음날 공매도를 일시정지해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제도”라며 “이를 대폭 확대해 공매도 비중이 30% 이상이라면 다음날 공매도를 금지하고, 주가 하락이 큰 날에는 자동 연장을 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