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한국투자증권 압수수색 및 영업정지·구속수사 요구
외국인 불법공매도 지적...“개인도 주식으로 돈 버는 나라 돼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불법 공매도 규탄 및 공매도 개혁 촉구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전체 증권사를 대상으로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1일 정부종합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불법 공매도 규탄 및 공매도 개혁 촉구 집회를 열었다. 한투연은 5만1000명이 가입한 개인투자자 단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고 20% 경감된 8억원을 납부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939개사(1억4089만주)에 대해 차입공매도 주문 시 공매도를 매도로 표기했다는 이유다.
이어 메리츠증권(1억9500만원), 신한금융투자(7200만원), KB증권(1200만원) 등 증권사들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하고 불법이 드러날 경우 영업정지 및 관련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전체 증권사의 10년간 공매도 현황을 전수조사해 무차입 공매도의 흔적을 찾아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장 마감 이후 주식 총량을 비교해 무차입 공매도를 잡아내는 불시 조사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도 지적됐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공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불법 공매도로 과태료·주의 조치를 받은 127명 중 119명(93.7%)이 외국인이었다.
정 대표는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우대해주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공매도 놀이터나 현금인출기(ATM)로 인식됐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으로 돈 벌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외국인 공매도를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투연은 이날 △불법공매도 전수조사 △무차입 공매도 불시 적발 △10년간 공매도 계좌 수익 조사 △개인투자자 보호 전담조직 신설 △공매도 금지 기간 영향 분석 등을 촉구했다.
정의정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매도 계좌의 10년간 수익을 조사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규모가 금방 드러난다”며 “공매도 계좌는 일반 계좌와 구분되기 때문에 조사가 그리 어렵지 않다. 이것만 조사하면 공매도의 순기능, 역기능 논란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과징금 등 조치를 받은 공매도 규제 위반 사례는 5건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문시스템 관리 소홀로 인한 공매도 표시의무 위반, 주식배당에 따른 신주 입고 전 주문제출 등 내부통제 미흡으로 인한 것으로 고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