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중 담겼는데 비대위 구성도 못하는 국민의힘
대통령실, 내각 대대적 인적 쇄신 필요
"이상민·박순애 장관, 김대기 비서실장·이진복 정무수석 경질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는데도 비대위가 구성되지 않을 만큼 리더십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대통령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사실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가게끔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위 구성을 못하고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이야기"라고 짚었다.
이어 "임기말이라면 레임덕이라고 이해되지만 이제 100일도 안 된 윤석열 정부의 리더십이 자기를 배출해 준 국민의힘에게도 먹히지 않는다면 굉장히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최소한 대통령실의 경우 지지율이 28%로 추락했다면 제 탓입니다하고 김대기 비서실장은 벌써 사퇴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내각에 대해서도 "국민이 감동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한 발 앞질러 가야 된다"며 박순애 교육부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초등교육을 만 5세부터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4년간 한다고 하다가, 이제 12년간 한다고 했다가, 연말에 국민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한다. 국가 백년지대계인데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해서 거기에서 논의하겠다는 것까지 4번이나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과 과거 박 장관의 음주 경력을 연결지어 '음주 교육정책'이라고 비꼬면서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또 최근 경찰국 신설 문제로 경찰에서 평지풍파를 일으킨 이상민 행안부 장관 역시 경질 대상이라며 "국민과 경찰과 소통 없이 행안부에 경찰국 신설해서 31년 전 체제로 돌아가려고 하는 이상민 장관은 아무리 측근이라도 경질을 해야 국민이 '아, 윤 대통령이 진짜 새롭게 시작을 하시는구나'라고 감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현재 상황을 수술이 필요해 칼을 써야하는데 반창고만 붙이면 되겠느냐고 비유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금 현재 지지율 20%대로 떨어진 윤석열 정부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벌써부터 말을 듣지 않는 리더십 위기 상황이 오고 있다며, 특히 미국 언론이 지지율 하락하니까 미국에 짐이 된다고 하는데, 참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일본 언론도, 유럽 언론도, 전 세계 언론이 한 마디씩 다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이러면 외교에도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이번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고,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중국 무역수지가 넉 달 연속 적자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지금 세계는 외교전쟁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외교, 경제정책, 국내 정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대통령의 의중을 따라주지 않는 그런 현상이 나오고 있는데, 이게 집권 말이면 레임덕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100일도 안 된 상황에서 레임덕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게 진짜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당, 정부, 대통령실 세 곳을 확실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그 수술이 인적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핵관들이 책임지고 비대위로 구성해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대통령실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내각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박순애 교육부장관이 물러나야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느끼지, 언 발에 오줌 누기로 그냥 적당히 넘어가고, 반창고나 하나 붙여놓고 개편했습니다 하면 악화일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멤버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반대한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변인은 "재적 최고위원 정원 7명 가운데 4명이 참석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입 안건을 가결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