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액 급증에 1~7월 무역적자 150억 달러... 66년 만에 최대
수출 둔화 속 무역수지 적자 확대... '무역구조 고도화' 마련해야
◆…［자료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6억7천만달러 적자다. 지난 4월(-25억1천만달러)부터 4개월 연속 적자이고, 그 폭도 점차 확대됐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 적자로 출발한 뒤 2월(9억달러)과 3월(2억1천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4월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2천500만달러로 관련 통계 작성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무역수지 연속 적자로 인해 우리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경제 위기에 빠질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월,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9.4%에 그치면서 수출 증가세도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우리 수출이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만간 가격 안정이 될 경우 정상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자료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5대 주요품목 중 반도체·석유제품·자동차 등 7개 품목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7월 최고실적 달성을 견인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증가세가 차츰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수입액 역시 작년 6월 이후 14개월 연속 수출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달 수입액은 월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작년 동월(97억1천만달러) 대비 약 90%가 증가한 185억달러로 집계됐다.
원유의 지난달 수입액은 115억2천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99.3%나 늘었고, 가스는 39억8천만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58.7% 증가했다. 석탄의 경우도 지난달 29억9천만달러을 수입해 작년 동월보다 110.9% 늘었다.
◆…［자료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작년 7월 배럴당 72.93달러에서 지난달 103.14달러까지 약 40% 이상 올랐고, 가스(JKM) 역시 mmbtu(열량 단위·million BTU 약자로 100만 BTU)당 10.94달러에서 23.40달러로 110% 이상 치솟았다. 석탄 가격 역시 지난달 t당 410.2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월 기준 최고 수입액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에너지원뿐 아니라 우리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수입도 작년보다 25.0%나 증가했고, 밀(+29.1%)과 옥수수(+47.6%) 등 농산물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처럼 무역적자 추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는 2008년(-132억7천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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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수지 석달 연속 적자...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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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최근 본격화된 중국 경기 둔화세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외 철강(-8.3%), 석유화학(-14.1%) 등 품목을 비롯해 대다수 품목 수출이 줄어들며 대중 수출은 지난 달(-0.8%)에 이어 소폭 감소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지난해까지 29년간 누계 수출액은 2조2천818억달러(연평균 15.3%↑)이며, 누계 수입액은 1조5천754억달러(연평균 13.3%↑)로 총 7천6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체 수출액의 22.5%, 수입액의 16.9%를 점하고 있지만, 전체 무역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6.0%에 달하는 등 우리경제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효자 역할'을 해온 대중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우리 수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6월 이후 수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수출 성장세 둔화와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우리 산업과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수출기업들의 활동을 제약해온 규제의 개선과 현장의 애로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 수출대책을 8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한덕수 총리도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중 무역정책과 관련 중국에 대한 우리의 수출 포텐셜(잠재력)이 과거 같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미리 대비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가 거의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어 연간 6∼7% 성장하던 경제가 0%대 성장률로 내려왔다고 지적하면서다.
한 총리는 칩4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관련해 "국익 차원에서 볼 때 이건 일종의 경제동맹, 경제 파트너십 협정과 비슷하다"며 "이걸 이념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고, 우리로서는 가능한 한 국제적 협력의 프레임에 들어가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 우리 경제 하반기에도 어려움 이어질 듯... 국제 정세에 유동적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로 국내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무역수지마저 적자 기조로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주요국 금리인상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지금까지는 수출 둔화세가 비교적 완만한 모습이지만 글로벌 경기와의 동행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수출 둔화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둔화 속도는 향후 주요국 금리인상 속도, IT경기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따라 영향을 받아 급격한 수출 부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측면에서는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국면이 이어질 경우 에너지난 가중에 따른 생산차질, 소비 위축으로 글로벌 수입수요가 더욱 약화될 것이고, 미·중 갈등구조 전개양상에 따른 중국의 우리 경제에 대한 수출입 규제 가능성이 큰 하방 리스크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수지 적자 지속은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가치의 하락(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쳐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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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방위적 수출총력지원 나서야... 무역금융 등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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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복합위기상황 속에서 정부가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고 수출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총력지원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에 대비해 40조원의 무역금융 추가지원에 나서는 등 수출확대정책을 강력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대중 수출지원 확대 계획도 포함됐다.
우선 무역금융을 당초계획 대비 40조원을 추가 공급하고 해외 마케팅과 물류지원 확대 등을 통해 중소 수출기업의 애로를 적극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 위축에 대응해 주요국과의 통상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한중 수교 30주년 계기 경제협력 사업, 글로벌 파트너링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주의 성향에 대비해 한중 산업·통상 부처 간 고위급 소통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현지 진출 지원, 협력분야 다각화 등 실질협력 강화도 추진한다.
단기적인 수출확대지원책 마련을 통한 수출기업 지원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우리 무역구조의 고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통상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대중 비중이 아직 상당히 높은 상황이지만 미국과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비중 확대는 물론 신남방·신북방정책 효과로 아세안 및 인도 등 국가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확대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