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의료체계 총체적 문제점 지적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인력부족 심각
전문의 채용을 위한 수가와 예산 확대 최우선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개선 필요
◆…자료사진:연합뉴스
병원 현장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이 의료인 과로 사망 등에 대처하기 위해 필수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 과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대우와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은 전공의 인력 부족이 심각한 필수 진료과목으로 꼽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필수의료 붕괴 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제공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3년 연속 정원 대비 75%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는 3년만에 지원율이 88%에서 23%로 추락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신규 흉부외과 전문의 수는 24명에 불과하다"며 "전공의들은 바보가 아니다. 지원을 하고 싶어도 맞닥뜨린 현실이 참혹해 지원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큰 병원으로만 환자가 몰리는 국내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문제도 비판했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에 따라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외래환자 114만 명중 45%인 51만 명이 평균 3분대 진료를 보고 있다. 전공의 역시 몰려드는 환자를 소화하느라 교육 받을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1·2차 병·의원에서 경증과 만성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3차 병원은 응급환자나 중환자를 위주로 치료하는 것이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여 회장은 "모든 의료진이 심정지 환자에 투입됐는데 새끼손가락 상처를 빨리 봐주지 않는다며 응급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모기에 물렸다며 119로 신고하고 새벽에 대학병원 피부과 당직의를 찾아온다"며 "응급의료관리료 몇만원 외에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이용을 제한할 문턱이 없다"고 말했다.
여 회장은 “국민 인식에는 ‘무조건 큰 병원, 무조건 서울’이 자리 잡았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의료정책은 이런 추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협의회는 의료전달체계를 둘러싼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국가차원에서 의료현장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 회장은 "비용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환자 생사를 다루는 이른바 '바이털과'의 지원율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단한 질병은 가까운 의원을 이용하고, 전문 진료에 종합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는 허들이 절실하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쏠림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