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에 이틀 연속 포격…젤렌스키 "핵 테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州)의 원자력발전소에 추가 로켓 공격이 발생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 연속 이어진 포격으로 사용 후 핵연료 보관창고 인근이 폭발해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전날 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원전 작업자 1명이 다치고 방사능 감시 센서가 손상됐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가 로켓포로 공격한 원전의 저장시설 부지에는 사용 후 핵연료를 담은 컨테이너 174개가 야외에 보관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격으로 방사능 감시 센서 3개가 부서진 탓에 방사능 유출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본 포격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 테러'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러시아의 핵 테러와 관련, 원자력 산업 및 핵연료에 대한 추가 제재 요청 등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원전 공격은 우크라이나 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예브게니 발리츠키 자포리자주 임시 정부 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이 220㎜ 다연장 로켓(MLRS) '허리케인'으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과 자동 통제 초소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의 로켓탄 파편이 떨어진 지점은 발전소로부터 불과 4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면서 "원전 내부 행정 건물들이 손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포격으로 인해 핵 재앙의 실제 위험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양측 모두에 원자력 시설 주변 공습을 중단할 것을 강력 호소한다"고 밝혔다.

원자로 6기를 보유한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개전 직후인 3월 초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IAEA는 전문가팀이 원전 안전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양측의 협조를 촉구했다.

<로이터 제공>